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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택배노조, 이번엔 ‘추석휴무’ 두고 갈등 고조

택배노조, 쿠팡CLS에 추석 당일 휴식 보장 촉구
"쿠팡이 거부할 경우, 추석 당일 휴무 투쟁 전개할 것"
"추석 때 쉬면 해고?"...쿠팡CLS, 허위 인터뷰한 택배노조 간부 고소

입력 2023-09-25 06:00 | 신문게재 2023-09-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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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택배 물량으로 분주한 물류센터<YONHAP NO-0943>
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달 ‘택배 없는 날’에 이어 택배노조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추석무휴’ 배송을 놓고 또다시 갈등이 일고 있다. CJ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사들은 명절 연휴 6일간 허브터미널 가동을 중단하는 반면, 쿠팡CLS는 6일 내내 정상 운영하자 노조가 추석 당일 휴식 보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CLS가 추석 당일만이라도 휴식을 보장하지 않을 시, 추석 당일 휴무 투쟁 전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추석 당일 하루만이라도 휴무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 등 주요 택배사들은 연휴 하루 전인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6일간 허브터미널 가동을 중단한다. 반면 CLS는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CLS 택배 노동자는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추석 명절 당일 하루만이라도 쉬자고 쿠팡에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쿠팡 내부망에는 대리점의 6일 근무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리점 서너 곳을 상대로 추석 당일 휴무를 집단으로 신청한 상태다.

또한 원할 때 쉴 수 있다는 CLS측의 주장과 달리 여느 민간 택배사와 마찬가지로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 이중 구조로, 주6일 근무는 물론이고 추석 연휴 내내 쉴 수 없다는 게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CLS가 정해진 수행률에 미달하면 대리점의 배송 구역 자체를 회수하는 일명 ‘클렌징’이라는 제도를 통해 높은 수준의 배송물량을 강제하기에 대리점 또한 택배 노동자에게 위와 같은 조항들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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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LS가 민노총 택배노조 간부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진=쿠팡)

 

그러나 이에 대해 CLS 측은 “민주 노총이 가짜뉴스들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택배노조의 허위 인터뷰가 도를 넘고 있다. 민주노총 주장과 달리 주5일 근무와 함께 연중 130일 원하는 날짜에 쉴 수 있다”며 “백업 기사가 있을시 대체 기사 비용 부담 없이 쉴 수 있도록 시스템화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CLS는 지난 21일 ‘추석 때 쉬면 해고당할 수 있어 쉴 수 없다’고 주장한 민주노총 택배노조 간부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고소는 택배노조 간부 A씨는 최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해고될 수 있어 추석 연휴 마음 놓고 쉴 수 없다”, “CLS 배송 위탁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따른 것이다.

CLS는 “해당 택배영업점에 확인한 결과, 해당 영업점이 A씨에게 업무경감을 위해 물량 조정을 제안했지만 A씨는 ‘내 밥줄인데 줄이지 마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확인했다”며 “퀵플렉서는 개인사업자로서 본인이 일한 만큼 고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본인이 원하면 소속 영업점과 협의하여 물량을 조정할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택배노조는 허위 왜곡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가 허위 인터뷰 등으로 형사 고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LS는 지난 6월에도 “외조모상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등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한 혐의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택배노조 간부들을 형사 고소했다. 당시 CLS가 해당 영업점에 확인해보니, 해당 택배기사는 소속 영업점과 계약이 유지된 상태에서 여전히 위탁 물량 배송을 하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14일 택배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합의된 ‘택배 없는 날’에도 쿠팡은 불참한 바 있다. 택배 없는 날은 특정 업체가 불참하면 경영 손실을 우려한 다른 업체까지 불참할 수 있기 때문에 택배업계 전체의 합의로 유지되고 있지만, CLS가 불참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한편, 쿠팡 물류부문의 노동환경 문제는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토교통위에서 CLS가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하는 점을, 환경노동위에서 쿠팡 물류센터의 열악한 노동실태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정무위에서는 쿠팡 갑질과 불공정거래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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