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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테크닉 보다 감정!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Culture Board] 몬테카를로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입력 2023-10-11 18:00 | 신문게재 2023-10-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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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카를로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그 시작은 1909년 세르게이 디아길레프(Sergei Diaghilev)가 창단하고 세계적인 발레리노 바츨라프 니진스키(Waclaw Nizynski), 발레리나 알렉산드라 다닐로바(Alexandra Danilova),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안무가 레오니트 마신(Leonid Massin) 등이 몸담았던 발레 뤼스(Ballets Russes)까지 거슬러 오른다.

모나코 왕실이 최대 후원자로 몬테카를로 오페라극장의 상주단체로 활동했던 발레 뤼스는 디아길레프 사망 후 해체됐다 그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발레 뤼스 드 몬테카를로(Ballet Russe de Monte Carlo)를 설립했지만 이마저도 내홍으로 해체 수순을 밟았다. 

모나코 왕자 레니에 3세와 결혼한 배우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가 이를 안타깝게 여겨 모나코 왕립 그레이스 발레학교(Academy Princess Grace)를 세웠고 그 뜻을 이은 딸 캐롤라인 그리말디(Caroline Grimaldi) 공주가 1985년 왕립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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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그렇게 발레 역사에 한획을 그은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10월 13~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무대에 오른다. 2019년 ‘신데렐라’ 이후 4년만의 내한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10년 만이다.

그 시작을 함께 했고 현재 예술감독이기도 한 안무가 장-크리스토퍼 마이요(Jean-christophe Maillot)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1996년 12월 23일 초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스스로가 “내 작품의 정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표현한 작품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에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i Prokofiev)가 곡을 붙인 클래식 발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미니멀한 무대와 소품, 현대적 의상, 단순명료한 조명이 만들어내는 시네마틱한 장면들로 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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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안무와 이를 정확하게 구현하는 테크닉 보다는 등장인물의 감정에 방점이 찍힌 작품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시대, 국경, 인종, 성별 등을 불문하고 누구나 겪었을 감정에 주목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서사구조,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며 전통을 따르는 동시에 로미오의 뺨을 올려붙이는 줄리엣, 원작의 입맞춤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죽는 로미오, 원작에 비해 그 존재감이 남다른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백작과 로미오의 전 연인 로잘린, 비장함 속에 때때로 웃음을 선사하며 안내자 역할을 하는 로렌스 신부 등 차별화된 캐릭터와 장면구성으로 현대화를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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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몬테카를로가 주목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키워드는 사랑 그리고 마이요의 전언처럼 “모든 비극의 원동력”이자 “그 필연성 때문에 선택하고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게 하는” 죽음이다. 

특히 비극이 시작되는 머큐소의 죽음, 이에 분노하는 로미오와 그로 인해 죽음을 맞는 티볼트로 이어지는 시퀀스는 비장한 슬로모션으로 표현되며 발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영화적 미장센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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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발레단 유일의 한국인 무용수 안재용이 티볼트로 출연한다. 16세에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감명받아 춤을 추기 시작한 그는 2016년 코르드발레(군무 무용수)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후 다음해 세컨드 솔로이스트, 그 다음해 수석무용수로 빠르게 승급하며 마이요가 “우리 발레단의 중요한 솔리스트”라고 표현할 정도로 성장했다.

줄리엣은 카트린 슈레이더(Katrin Schrader), 안나 블랙웰(Anna Blackwell), 빅토리아 아나얀(Victoria Ananyan)이, 로미오는 프란네스코 레시(Franesco Resch), 제롬 티서랜드(Jerome Tisserand), 시몬 트리우나(Simone Tribuna)가 연기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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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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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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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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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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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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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리스토퍼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사진제공=라보라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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