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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비정규+무기계약직 급증...고용 안정성 ‘뚝’

입력 2023-10-22 09:00 | 신문게재 2023-10-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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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사진=각사]

 

시중은행들이 ‘이자 장사’에 치중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채용을 크게 늘렸지만 고용 안정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일반직 외(비정규직+무기계약직) 비중이 지난 4년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하반기 신규채용이 본격화된 가운데, 은행권의 올해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5대 은행은 이미 올 상반기에만 1500명을 채용했고 국책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지방은행까지 포함하면 20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 초 은행연합회는 상반기 중 20개 은행이 전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23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며, 하반기에도 1400여명의 신규인력 채용이 예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간으로는 3700여명으로, 이는 전년 대비 600명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와 관련 연합회 측은 “명예퇴직 등 인력 효율화에 따른 신규채용 여력 확대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국내 은행은 우수인력 조기확보 및 고졸인력 실업 문제 해소 등 공공적인 역할 이행을 위해 고졸 채용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연간 채용 규모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나홀로 실적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였다. 그동안 은행들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으로부터 채용 확대 압박을 받아왔는데, 올 들어서는 ‘성과급 과다’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비등해졌다.

문제는 은행권의 채용 확대 움직임과 별개로 비정규직 및 무기계약직 비중이 늘면서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점이다. 비대면·디지털 금융의 확산으로 인력 충원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데 반해, 채용 확대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면서 고용의 질보다는 ‘숫자’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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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 상반기 KB국민은행의 일반직 외(비정규직+무기계약직) 비중은 15.6%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6월 말(7.8%) 대비 두 배 가량 급등했다. 지난 4년간 이 은행의 비정규직 숫자도 1039명에서 229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비정규직 규모는 972명에서 939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6월 말 기준 무기계약직 규모가 619명으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무기계약직은 지난 2007년 기간제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은행권에 확산됐지만, 임금 및 승진에서의 차별적 처우로 인해 ‘2차 정규직’ 논란이 이어져 왔다.

과거에는 주로 영업점 텔러 직군이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국가보훈 및 장애인 특별채용, 고졸 채용 등에 주로 적용되면서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4년간 비정규직 규모가 855명에서 1267명으로 크게 늘었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일반직 외 비중도 7.1%에서 12%로 치솟았다.

채용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농협은행의 경우 비정규직 직원이 2726명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일반직 외 비중도 17.7%로 1위였다.

우리은행만이 지난 4년간 일반직 외 비중이 8.9%에서 7%로 줄었다. 비정규직 규모도 1063명에서 701명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덩달아 비용효율성이 후퇴하면서 ‘생산성 제고’라는 또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채용 확대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들로서는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채용 확대만 주문할 경우 고용 안정성은 갈수록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5대 은행 일반직 外(무기계약직+비정규직) 비중>



KB국민은행

2019년 상반기 : 343명 / 1039명 (7.8%)

2023년 상반기 : 290명 / 2290명 (15.6%)



신한은행

2019년 상반기 : 615명 / 972명 (11%)

2023년 상반기 : 619명 / 939명 (11.2%)



하나은행

2019년 상반기 : 126명 / 855명 (7.1%)

2023년 상반기 : 117명 / 1267명 (12%)



우리은행

2019년 상반기 : 279명 / 1063명 (8.9%)

2023년 상반기 : 247명 / 701명 (7%)



농협은행

2019년 상반기 : 196명 / 2754명 (17.9%)

2023년 상반기 : 146명 / 2726명 (17.7%)



<자료 :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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