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기업경영 · 재계

현대차는 어떻게 삼성을 넘었나…비결은 정의선의 '용병술'

피터 슈라이어 시작으로 '인재영입' 속도
로크 동커볼케 사장, 이상엽 부사장 등도
매출-판매량-브랜드인지도 상승 '선순환'

입력 2023-11-06 05:00 | 신문게재 2023-11-06 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30622500228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웬만해선 실적을 막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가는 이 같은 내용의 리포트를 쏟아내며 또다시 들썩였다. ‘넘사벽’으로 평가됐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기준 ‘영업이익 3분기 연속 1위’를 달성하자 ‘실적 대박’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푼 것이다. 거듭된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은 그야말로 증권가를 ‘깜놀’하게 만들었다. 역시 3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며 현대차에 이어 상장사 기준 영업이익 2위를 달성한 기아의 실적 발표 직후에는 ‘거칠 것 없는 연말’이란 평가를 내놨다. 

65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바퀴 달린 냉장고’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빅3’ 자동차 제조사로 불리는 토요타, 지엠, 폭스바겐을 제치고 영업이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세계 3위다.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용병술’이 현대차와 기아의 위상을 ‘확’ 바꿔놨다고 평가한다. ‘인재영입’을 통해 품질과 디자인을 끌어올리면서 판매량, 매출, 브랜드 인지도 등 모든 부문에서 폭발적인 상승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같은 ‘선순환 구조’는 현대차, 기아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정의선 회장의 최대 성과로 꼽는다. ‘아우디 TT’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이 대표적 인재영입 사례로 거론된다. 정 회장이 ‘삼고초려’의 노력 끝에 영입에 성공한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현재 기아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한 일명 ‘호랑이 코’ 그릴을 고안하며 ‘디자인의 기아’라는 위상을 세웠다. 그와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한 정 회장은 “처음 피터의 디자인 철학인 ‘직선의 단순함’을 접했을 때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디자인 방향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세계 3대 명차로 불리는 벤틀리의 디자이너 출신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과 이상엽 부사장 등도 정 회장의 대표적 인재영입 인사들이다. 이 부사장은 정 회장이 구상하는 디자인을 현실 세계에 그려 놓고 있단 호평을 받을 정도로 정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안팎에서 “현대차의 디자인은 이 부사장 전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21년 정부가 산업계에 수여하는 최고의 포상인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이 밖에 독일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의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알버트 비어만 기술 고문 등은 현대차의 품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각각 삼성과 네이버 출신의 장재훈 사장과 송창현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본부장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책임자로 영입된 미국항공우주국 출신의 신재원 사장도 정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인재로 꼽힌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20211006500283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20211006500282
이상엽 부사장. (사진=현대차그룹)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