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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 출신’ 인터넷전문은행 CEO, 인뱅제2시대 열까

케이뱅크 새 대표에 최우형…카카오·토스도 '리스크 관리' 발등의 불

입력 2023-12-06 11:14 | 신문게재 2023-12-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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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CI 사옥2-horz
[사진=각사]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의 새 사령탑에 뱅커 출신이 선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숙원 과제인 IPO(기업공개)보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케이뱅크는 서호성 대표(은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인물로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전무(디지털·IT부문장)를 내정했다.

최 내정자는 하나은행을 비롯해 삼성SDS(금융컨설팅), 한국IBM 등을 거치는 등 금융 및 IT 분야에서 20여년 이상 경험을 쌓아온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 이후 3년 가까이 케이뱅크를 이끌어온 서호성 대표의 경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에서 글로벌 및 전략·기획을 총괄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서 행장의 전격적인 교체 결정은 케이뱅크의 최근 경영 성적표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케이뱅크의 경우 1호 인터넷전문은행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성과 측면에서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에 크게 뒤쳐져 있으며, 제 3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56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올린 순이익(954억원)의 1/10 수준에 그친다. 같은기간 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토스뱅크를 앞지르긴 했지만, 토스뱅크의 경우 2021년 10월 출범 이후 8분기만에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경영성과의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서 행장으로서는 ‘IPO 실패’가 뼈아픈 대목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꾸준히 IPO 추진에 나섰지만 번번이 시점을 놓쳤다. 지난해 9월에도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올해 초 증권신고서 제출 마감 기한을 앞두고 상장 연기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는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라는 입장이지만, 연체율 상승과 함께 제 4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례로 케이뱅크의 3분기 연체율도 0.9%로 전년 동기 대비 0.23%p, 2년 전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급등했다. 연체율 급등은 충당금 추가 적립과 함께 실적악화를 동반한다.

케이뱅크가 뱅커 출신 CEO를 선택한 것도 당장 IPO보다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다.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은행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최 후보자의 강점으로 꼽으며 “공익성과 건전경영을 실천하고자 하는 케이뱅크 행장의 자격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같은 건전성 악화는 케이뱅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토스 역시 리스크 관리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의 9월말 연체율의 경우 0.34%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공격적으로 중금리대출을 늘려온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1.18%로 1년만에 0.88%p 치솟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전문은행도 당분간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말 조직개편은 물론 CEO 선임 과정에서도 리스크관리 능력이 화두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020년부터 토스뱅크를 이끌고 있는 홍민택 대표의 경우 삼성전자와 토스뱅크의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를 거친 공학도 출신 IT 전문가이며, 올초 4연임에 성공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오랜기간 다음 카카오에서 경영전략을 총괄해 왔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근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계열사 경영진의 일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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