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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곳 없다"…K-커머스 점유율 경쟁 격화

"수익성에만 매몰되면 성장 경쟁력 키울 수 없다" 한 목소리
이커머스들 멤버십 무료 이용 혜택에 인재·셀러에 적극 투자 움직임

입력 2024-04-23 12:00 | 신문게재 2024-04-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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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사진=컬리)

 

알리와 테무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저가 공세가 거센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에 쿠팡발 ‘멤버십 대전’이 확대되며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수익성’을 외치던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졸라맸던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며 유료 멤버십 회비 인하와 셀러들을 위한 물류 투자에 나서고 있다.

복수의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보다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과거처럼 대규모 투자는 아니지만, 비용 효율화로 얻은 재원 일부를 경쟁력 확보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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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쿠팡이 멤버십 월회비를 60% 인상하자 이커머스들이 일제히 멤버십 ‘무료’ 혜택을 내세운 것도 이의 일환이다. 실제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네이버는 멤버십에 가입한 적 없거나 6개월 내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띄웠고, 컬리도 신규 회원에 한해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 3개월 무료 혜택을 줌으로써 환승고객의 유입을 노리고 있다. G마켓은 고객이 대거 몰리는 빅스마일데이 행사가 있는 5월 중 연 3만원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4900원으로 한시적으로 낮출 예정이다.

컬리 관계자는 “쿠팡의 멤버십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준비한 프로모션이지만, 예상보다 시기를 앞당겨 진행하기는 했다”며 “멤버십 가입 허들을 낮춰 컬리멤버스를 경험시키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배송 혜택과 편의도 늘리고 있다. 네이버는 ’도착보장’ 상품을 1만원 이상 구매한 모든 멤버십 회원에게 3개월 동안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네이버 도착보장을 통해 당일배송과 일요배송도 시작한다. 무료배송과 빠른 배송이 장점인 쿠팡과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다.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는 인재 채용도 활발하다. 저가 전략의 C-커머스와 출혈경쟁으로 맞붙을 수 없는 만큼 상품·서비스 경쟁력으로 C-커머스와 확실히 구별짓겠다는 각오다. 컬리는 상품 소싱 역량 등을 위해 경력 MD를 대거 모집 중에 있다. 이커머스 사업의 중추이자 고객 경험을 만드는 MD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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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이 오는 6월 30일까지 스마일배송 신규 가입 셀러를 위한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G마켓)

 

오픈마켓의 경우 MD만큼 중요한 ‘셀러’에 집중 투자 중이다. G마켓과 옥션은 ‘빅스마일데이’에 참여할 셀러를 모집하면서 ‘광고 지원 프로그램’과 ‘물류보관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1번가의 경우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물류비 부담을 낮춰 줄 풀필먼트 사업 ‘슈팅 셀러’를 최근 론칭했다. 셀러가 11번가의 인천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이후 보관, 포장, 재고관리, 교환, 반품 등을 모두 11번가 맡아 진행해 준다.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의 일부를 포기하고 점유율 경쟁에 나선 것은 적자 폭을 줄이며 건전한 수익성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적재적소에 투자해 신규고객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업계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세대 이커머스들은 쿠팡이 물류센터를 짓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를 보고 시장에서 곧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관망하는 사이 판세가 뒤집혔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업계는 비용을 줄이는 데 우선 순위를 뒀지만 올해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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