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비바100] "철저한 준비의 힘…커피농장 3년만에 지역명소로"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가평 하늘커피농원 대표 엄기용

입력 2017-09-25 07:00 | 신문게재 2017-09-25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0709181806494090857626
바리스타 엄기용씨 (사진제공=엄기용)

 

34년간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보낸 엄기용 씨는 은퇴 후 커피와 사랑에 빠졌다. 엄씨는 현재 경기도 가평군 연인산 도립공원 인근에 ‘커피 테마 농장’을 조성해 커피나무도 가꾸고 커피 맛도 보는 체험 테마파크를 운영하면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엄씨는 1981년 경기 양평군에서 7급 공채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34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구리시 안전도시국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지난 2014년 여름 긴 공직 생활을 끝맺고 새 인생을 찾았다.

그는 다른 동료들과는 다르게 2년 먼저 퇴직했다. 이유는 인생 2막에 대한 계획이 뚜렷하게 있었기 때문이다.

엄씨는 “2014년 여름에 커피 테마 농장을 계획하고 있었고 준비를 철저하게 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다”면서 “물론 부담감은 있었지만 커피 테마 농장이라는 분명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퇴직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준비가 제대로 돼 있으면 사실 두려움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준비가 바탕이 돼야 은퇴 이후도 성공적인 생활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0709181806494090857623
바리스타 엄기용씨 (사진제공=엄기용)

 

그가 경기 구리시 안전도시국장으로 있으면서 현직에서 아차산 고구려 대장간 마을 조성에 힘썼다. 당시 아치울 마을의 주민인 고 박완서 선생을 만난 것을 계기로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엄씨는 화분에 심긴 커피 묘목을 구입해 기르기 시작했다. 화분에서 시작한 커피 묘목 한 그루는 4년이 지나 아파트 베란다 전체를 가득 채우는 커피나무 숲이 됐다.

은퇴를 하기 전에 엄씨는 아내와 함께 커피를 키우기 위한 귀농을 결심하고, 아파트를 처분하고 새로 부지를 알아보러 다녔다.

은퇴 이후의 준비는 착착 진행됐다. 엄씨는 목공, 작물선택과 관리 등 귀농 교육을 꾸준히 받았다. 이어 2013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4년 농지를 매입하면서 귀농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귀농 초반 시행착오도 겪었다.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하게 했으나 귀농 후 커피 농장을 시작하자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 발생했다.

예상과 다른 귀농 생활, 1년 이상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로 커피 농장을 꾸리고 버티기는 어려웠다. 커피나무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3~25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른 온실관리 비용 등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다가 ‘가평군 농촌교육농장 시범사업 공모’를 알게 되고 공모에 참여하게 됐다. 공모사업에 선정돼 커피 교육장 및 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 1500만원과 엄씨 스스로 교육자가 되기 위한 공부 및 컨설팅 비용으로 1000만원 총 2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사업자 선정을 위해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만들고 커피 체험 농장의 설계를 꼼꼼하게 진행하면서 은퇴 이후 계획을 보다 철저하게 세우게 됐다.

현재 엄씨의 커피 체험농장은 개장한 지 3년도 안 됐음에도 3000명이 넘는 체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가평의 지역 명소가 됐다.

특히 이런 성공의 비결 중 하나는 엄씨가 관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다. 그는 SNS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 커피 농장의 변화 과정을 모두 담은 사진을 인터넷 홈페이지, 밴드, 블로그 등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매일 글을 올리자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고,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졌다. 게다가 수도권 지역의 학교에서 커피 체험 농장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SNS를 통한 홍보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엄씨는 “그동안은 직접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를 운영해볼 기회가 없었다”면서 “퇴직하기 전 이런저런 온라인 홍보 방안을 기획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을 하고 농장에서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누군가 알아주려면 알릴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시골이라서 여러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직접 홈페이지를 꾸미면서 내 의도대로 홍보를 하다 보니 제주도나 경상도 등지에서도 체험 농장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졌다”고 SNS 활용을 강조했다.

실제로 엄씨의 블로그를 보면 커피 농장에서 어떻게 체험이 이뤄지는지, 커피 씨앗이 어떻게 묘목으로 자라고 어떻게 원두가 돼 어떤 과정을 거쳐 커피가 되는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알 수 있다. 모두 꼼꼼하게 기록을 해둔 덕분이다.

다양한 사진과 꾸준한 SNS 관리에 힘입어 지역의 관광명소이자 학생, 일반인들을 위한 체험 코스로 당당하게 자리 잡게 됐다.

은퇴 이후 새로운 인생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엄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계획도 마련했다. 그는 “과거 국장 시절에 조성했던 대장간 마을처럼 이 일대를 커피 테마 마을로 만들고 싶다”면서 “일종의 창업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소년들에겐 체험의 공간이자 지역 내에서는 관광단지로서 문화 체험 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 유사한 농장들이 생기고 커피 테마 마을이 생기면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씨는 “처음에 커피나무를 키운다고 했을 때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이젠 주변에서 더 관심이 많다. 불가능은 없다고 본다”고 성공적인 은퇴 이후 삶에 대해 조언했다.

김소연 기자 sykim@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