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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3대악재’에 환율쇼크…환율, 증시에 어떤 영향

입력 2022-05-15 11:01 | 신문게재 2022-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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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또 연고점 경신
미 달러화 지폐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가속화, 중국의 봉쇄령 확대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세계경제 3대 악재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경기침체) 불안이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대표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는 강세를 띄며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선에 육박, 글로벌 금융위기 후 13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130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 등으로 중기적으론 1200원 중반대를 기록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가팔라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최근 한 달 새 48원↑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290원선을 돌파해 13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고 13일 정부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1284원선에 마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300원선에 다가가면서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고 증시가 반등하면서 심리가 살아난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현장 행보로 거시금융상황점검 회의에서 선제적인 위기 대응을 강조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데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추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원·달러 환율(종가기준) 추이 (자료=한국은행)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최근 더욱 강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지난 1월 3일 1191.8원에서 지난 13일 1284.2원으로 92.4원(7.75%)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48원(3.88%) 올랐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국 봉쇄로 인한 영향이 컸다면 이번 달은 연준의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3대 악재에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까지 더해지면서 달러화가 과잉 매수되며 환율이 현재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피크아웃’(정점통과)을 기대했지만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3% 올랐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CPI와 PPI가 모두 시장 전망치 8.1%와 10.7%를 각각 웃돌았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연준이 ‘빅스텝’(0.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연준의 본격적인 긴축에 대한 우려로 인한 미 달러화 강세”라며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도 반영되고, 최근 중국의 봉쇄조치, 경기 경착륙 우려 등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점이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좀 더 가파르게 했다”고 진단했다.

◇ 1300원 일시 돌파 가능성도…중기적으로는 1200원대 중반 수준 예상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300원을 일시적으로 돌파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러시아 사태와 중국의 봉쇄조치가 장기화되고 전세계 물가상승, 경기하강으로 이어지며 유로화 약세, 위안화 약세, 원화 약세까지 동반되면 달러당 1300원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13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있으나 추세적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1300원을 넘어서도 다시 밑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보았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외환시장 참가자들 대부분은 1300원이 뚫리면 정부가 개입에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 핵실험 가능성 등이 환율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의 핵실험 도발이나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결정으로 인한 위안화 영향도 원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기적으로는 연말까지 환율밴드를 1210원~1300원 정도로 그는 예상했다.

문정희 연구원은 “이번주도 환율이 하락할 요인이 많지 않아 1270원~13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 같다”며 “중기적으로는 2분기에 심리적 불확실성이 가장 크고, 3분기는 심리적 불확실성 완화, 4분기엔 기저효과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환율이 2분기에 고점을 찍고 3분기 평균 1230원선, 4분기 1210원선, 연말엔 1200원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숨고르기 국면을 예상하는 견해도 있다. 김유미 연구원은 “지난주 환율 급등락 등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이번주는 다소 숨고르기 하는 모습을 보이고 현 수준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 같다”며 “중기적으로는 1200원대 중반 정도로 되돌림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강달러로 환율 상승기 국내 증시 변동성↑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전반적인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다”며 “달러로 조달된 자금의 이탈 가능성과 환차손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에 당분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강세로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코스피는 물론 글로벌 증시가 하락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연준의 매파적 행태가 쉽게 변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증시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 같다”고 보았다. 김유미 연구원도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물가가 높아지면 시장에서는 우려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코스피가 14일 9거래일 만에 상승하며 2600선을 회복하자 저항선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2600선 아래로는 국내 증시가 크게 안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 등 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 사라지진 않았기 때문에 완만한 수준의 하락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희 연구원은 “러시아 문제나 중국 봉쇄, 미국의 긴축 등이 어느 정도 진정국면을 보인다면 그 이후로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오거나 주식시장에서 반등이 있을 것 같은데 그 시점이 지연되서 3분기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보았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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