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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공예사 공백 메꿀 16세기 나전함, 국립중앙박물관 품으로!

입력 2023-01-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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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함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받은 16세기 조선중기 나전함(사진=허미선 기자)

 

“우리에게 부족한 소장품, 조선중기인 16세기 유물들은 희귀합니다. 이번에 기증받은 나전함은 그 희귀한 유물을 소장품으로 확충한다는 데 의미가 크죠. 이번에 기증받은 나전함을 전시 조사 연구에 활용해서 우리 역사의 어느 부분을 메울 수 있다는 공예사적 의미가 큽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나전함 기증식에서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 관장의 말처럼 “공예사에서 공백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을 메꿀” 이 나전함은 16세기 나전칠기 공예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젊은 경영인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문화 후원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 Young Friends of the Museum)에 의해 기증됐다. 

 

나전함
11일 오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공예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16세기 것으로 유추되는 나전함 기증식이 열렸다(사진=허미선 기자)

 

국립박물관에 따르면 이번에 기증된 나전함은 일본 오우치 가문에서 소장하다 30여년 전 크리스티경매에서 구입한 컬렉터로부터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이 소더비 경매로 입수했다. 신성수 컬렉션위원장은 “1991년 크리스티 경매 도록에 3페이지에 걸친 설명 중에 오우치 가문이 소장했다고 돼 있다”며 “30여년 전(1991년) 저명한 소장가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고가로 낙찰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못이 아닌 접착 방식으로 이어붙여 제작된 세로 31cm, 가로 46cm의 이 함은 귀중품, 문방구 등을 보관하던 것으로 추정되며 나전 조각을 이어 붙이는 타찰기법과 여백 그리고 끊음질(얇게 자른 자개를 끊어서 표현하는 기법)이 특징이다.

이는 조선중기 16세기 칠기 기법으로 “국가 중심으로 표현하거나 여백 없이 빡빡하게 채우는 등” 고려시대 나전함이나 이 전통을 이은 조선전기, 획일화·규칙화된 조선후기 나전함과는 다른 형태다. 

 

나전함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받은 16세기 조선중기 나전함(사진=허미선 기자)

 

이에 대해 “기존의 고려적인 전통을 탈피해 조선적인 미감을 반영한 나전함”이라고 설명한 국립중앙박물관 이용진 학예연구사는 “조선적 특징이 나타나는, 16세기 나전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는 국내외에 4점이 남아 있고 그 중 3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그는 “이번 기증받은 것보다는 큰 나전함과 정방형의 나전함을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었다”며 그 외 한 점은 “동경국립박물관 소장품인 일본중요문화재 나전함”이라고 부연했다.

“희소성과 더불어 왕조의 특징들이 계속 유지되다가 새 왕조의 특징들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유물적 가치가 높다. 고려 전통 나전 기법에서 탈피해 조선 색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후기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한 이용진 학예연구사는 “전시와 과학적 분석이 동반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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