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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잔고율 10% 이상 종목 2배 증가… ‘빚투’ 심각

입력 2023-04-26 10:35 | 신문게재 2023-04-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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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황소상
(사진=한국거래소)

 

일명 ‘빚투’ 거래 비중을 뜻하는 신용잔고율이 10%를 넘는 종목만 올 들어 곱절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율 10% 이상인 종목 수는 21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9개에서 곱절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신용잔고율이 5% 이상인 종목 수도 269개에 달했다. 신용잔고율은 신용거래 매수량을 총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신용잔고율이 높을수록 상장된 주식 중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코스닥 종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용잔고율 10% 이상 전체 종목 가운데 13개가, 5% 이상 전체 종목 중에서는 228개가 코스닥 종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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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신용잔고율을 보면 영풍제지의 신용잔고율이 15.99%로 가장 높았고 다올투자증권(14.78%), 우리넷(12.68%), 선광(12.59%), 세방(12.17%), 빅텍(11.9%), 제주반도체(11.5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각각 종이·목재, 증권업, 통신장비, 운송 등에 속해 업종 상 아무런 공통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보고 일각에서는 최근 신용거래가 해당 종목의 업황이나 성장성 등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고려하기보다 ‘수급상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수급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되므로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뿐 아니라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4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매도 물량이 집중되며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도 신용잔고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다올투자증권과 세방을 비롯해 삼천리 (10.65%), 서울가스 (7.64%), 대성홀딩스(6.79%) 등 모두 신용잔고율이 5%를 훌쩍 넘었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의 주가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개인투자자들이 던진 투매 물량까지 겹쳐 연이어 추락해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었다. 이미 증시 지표 곳곳에 ‘빚투’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16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4일 기준 20조432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중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5600억원이다.

증권가 내부에선 ‘빚투’ 경고음이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에는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대해 2∼3년 이후의 장기적 장밋빛 전망까지 당겨와 반영, 주가가 과열되는 양상이었다”며 “‘빚투’ 경고음으로 인해 최근 증시에 유입됐던 매수 흐름이 끊기고 시장이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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