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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AI 애널리스트'는 열공중… 증권업계, AI기반 서비스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4-02-07 07:00 | 신문게재 2024-02-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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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증권가 업무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미래 수익을 좌우할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리스크가 나날이 커지고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AI기술이 비용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앞다퉈 투자관련 AI기술 개발을 새 경영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올 신년사를 통해 모든 사업 부문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새해 디지털 혁신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리서치 품질 향상을 위한 생성형 AI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생성형 AI의 대표주자인 챗GPT를 활용, 종목을 분석하고 해외 리포트를 번역하는 등 AI가 기존 직원들이 하던 일을 대체할 준비를 시작했다. 다만 AI가 모든 업무를 대체할 수는 없으며 일부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생성형 AI의 약점으로 꼽히는 가짜를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현상’ 등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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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증권사들 챗GPT 기반 서비스 잇따라 내놔


국내 증권사가 챗GP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탑재해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투자 스타일과 선호도, 시황, 투자 정보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초개인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에는 증권사들의 AI 기술 활용은 주로 투자 성향과 테마 등 카테고리를 분류한 뒤 관련 보고서와 종목을 추천하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자산 배분안 제시, 고객의 투자 패턴과 AI가 추천하는 포트폴리오를 비교·분석할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한 ‘AI 고객 맞춤 인포메이션 서비스’ ‘해외주식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 등을 융합·고도화하고 포트폴리오의 적절한 변경 시점에 대한 알림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PB 서비스는 최소 5억 원 이상을 맡겨야 했으나 앞으로는 MTS에서 소액으로도 전문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해진다.

하나증권도 1분기 중 ‘PB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PB 플랫폼’은 PB(프라이빗뱅커)의 고객 관리 서비스와 AI 기반 알고리즘 투자 전략을 결합한 자산관리 서비스다. AI를 활용해 투자자의 성향과 종목을 분석한 뒤 PB가 투자 전략을 추천,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GPT뉴스레터’를 발표했다. 전일 장 마감 기준 조회수 상위 10개 종목 관련 뉴스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핵심 내용을 키워드로 추출해, 투자자들이 이슈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회사는 향후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8월부터 개발해 온 ‘AI애널리스트’를 PB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세계 120개국 상장 종목의 분석 정보를 대화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PB들은 이를 고객 자산관리에 활용,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AI 기반 투자 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확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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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과 콴텍은 22일 NH투자증권 여의도본사(파크원 NH금융타워)에서 지분투자를 위한 계약을 진행한 후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NH투자증권 제공)

 


◇ AI 전문기업과 협약… 서비스 확대


NH투자증권은 AI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콴텍에 9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콴텍의 로보어드바이저 역량을 금융 플랫폼에 탑재해 퇴직연금, 비대면 하이브리드 자산관리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콴텍이 가진 다양한 투자성향에 맞춘 폭 넓은 전략과 높은 수익률, 독자적인 위험관리 시스템 등을 높게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투자 전 이미 콴텍과 업무협약을 통해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콴텍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한국투자증권도 AI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생성형 AI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선택된 핵심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선별해 전달한다는 목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브젠이 보유한 AI 관련 역량과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해 연내 공개할 예정인 한글 기반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증권사에 특화된 AI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제공 중인 투자정보 중 생성형 AI로 골라낸 핵심 콘텐츠를 고객에게 선별 제공하며 나아가 각 고객의 입맛에 맞게 개인화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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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증권 제공)

 


◇ 대화형 AI 서비스 아직 한계 있어


이처럼 증권사들이 투자 정보·뉴스레터 서비스는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자연스럽고 정확성을 장착한 대화형 AI 서비스가 출시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화형 AI는 말 그대로 이용자가 대화하듯 질문하면 인공지능이 답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1월 8일 KB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마블(MTS M-able) 미니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맞춤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스톡(Stock) GPT’ 서비스를 대고객 서비스에 앞서 임직원 대상으로 먼저 오픈했다. 사내 테스트차원이다.

스톡 GPT 서비스는 챗GPT 기술을 활용해 주식 시장의 실시간 투자 정보를 검색하고 이에 대한 답을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은 개인 눈높이에 맞춘 실시간 투자 조언을 질의응답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게끔 KB증권은 고객용 스톡GPT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최신 트렌드에 맞는 질문 예시를 제공해 초보자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부가 기능을 탑재했으며 답변에 대한 근거 자료를 함께 제공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만 대화형 서비스를 고객 대상으로 정식 출시하기 위해서는 환각과 같은 인공지능의 난제를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한계가 남아있다.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주어진 질문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정보를 잘못 인식했을 때 사실이 아닌 내용을 대답할 경우, 주식투자에서는 큰 낭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챗봇 서비스를 낼 때) 금융사 입장에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고객이 물어봤을 때 잘못된 데이터를 주는 것”이라며 “스톡GPT를 개발할 때도 (챗봇의) 거짓말을 제거하는 것이 기술상 구현하기 쉽지 않지만,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적으로 몇 가지만 고치면 2월말에서 늦어도 3월 중순 정도에 고객 대상으로 배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헀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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