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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스몰비즈 이야기] 취업 대신 자영업 선택한 청년들 "주방일 적성 맞고 매출도 꾸준…자유로움은 덤이죠"

입력 2017-11-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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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겨울 병점
취업 대신 자영업 선택한 청년들

김태현씨(27·사진 왼쪽)는 서울시내 대학 4년생이다. 정보통신학과를 졸업할 예정이어서 취업하기가 그다지 힘들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바꿨다. 자영업을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여건이 아주 좋았다. 어머니가 마련한 점포를 기반으로 내 사업에 도전하기로 해 자금마련에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취업한 선배들 얘기와 제 인턴 생활을 돌이켜보면 샐러리맨 생활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어요. 수직적인 상하관계에서 지시 명령을 수행하는데 급급한 샐러리맨들의 모습을 보면서 회의가 들더라구요.” 이런 생각을 품고있던 차에 최근 어머니가 한 제안이 귀에 쏙 들어왔다.

“지난 9월초 엄마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하셨는데, 개점 초기여서 그랬는지 고객들이 하루 300∼400명씩 몰려와 녹초가 될 지경이었지요. 이 때문에 대학 졸업생이던 저도 매일 점포 일을 돕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알바 일을 하면서 주방과 홀 서빙을 해보니 제 적성에 딱 맞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식당 일에 지치신 엄마가 저한테 넌지시 가게를 맡아라고 하시길래 며칠 고민하다가 식당 사장이 되기로 결심했지요.”

그가 학생 신분에도 불구하고 식당 사장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취업하는 것보다 자유롭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다. 두 번째는 적성에도 딱 맞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요리 적성을 처음 알게된 것은 군대생활을 할 때였다. 바닷가 지역에서 해경 생활을 하면서 요리와 식재료 손질 등 식사준비를 도맡아 했는데, 요리하는게 힘겹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주방에서 칼국수를 끓여내거나, 메밀국수 고명을 다듬고, 철판에 만두를 살짝 구워내는 등의 조리 일이 힘들지 않고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김씨는 중학교때부터 절친하게 지내온 친구 장우람씨(26)를 가게 운영에 끌어들였다. 장씨는 홀 서빙을 담당한다. 일주일에 이틀간 김씨가 학교 가는 날에는 장씨가 주방 일을 책임진다. 장씨도 공익요원을 하면서 2년간 요리를 해본 경험이 있다.

“칼국수전문점인 밀겨울 가맹점을 하고 있는데, 노동력을 최소화 한 브랜드라서 주방 일이 단순해요. 칼국수는 화구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4분만 끓여내면 되거든요. 아침에 출근해 하루 200인분 정도 재료 준비를 해놓으면 점심때부터 저녁 8시까지 손님이 꾸준히 방문하죠. 한그릇 3500원인 칼국수가 주력메뉴라 이른바 ‘진상손님’은 전혀 없어요. 평일에는 하루평균 80만원, 주말에는 100만원씩 꾸준히 올라주는 매출도 피로를 씻어주는 청량제라고 할 수 있죠.”

20대 청년들은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밤 9시30분 가게 문을 닫은 뒤 이들은 곧바로 귀가한 적이 없다. 장사하느라 허기진 배를 야식으로 채운다. 곱창이나 회가 단골메뉴다. 밤 12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간다. 그래도 오전 10시 출근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얘기한다.

“어머니께서 브랜드를 잘 고르신 것 같아요. 주방일도, 홀 서빙도 그다지 힘들지 않게 시스템이 짜여져 있어요. 반찬이나 물은 셀프 방식이고 계산도 선불로 하니까 일손을 많이 덜 수 있고요, 메뉴가 많지않고 반조리된 원팩 제품을 가맹본부가 공급해주니까 주방 일도 크게 힘들게 없는 거지요.”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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