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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플루언서] 여행 크리에이터 코미꼬 "중남미 맞춤형 한류 전파…독보적 존재되는게 목표 "

입력 2020-02-10 06:00 | 신문게재 2020-02-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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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여행 전문 유튜버 코미꼬는 독창성과 대중성이 1인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라고 조언했다.(사진=이철준 PD)

 

스페인의 어느 작은 바에서 동양인을 소재로 한 작은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가 펼쳐진다. 손가락으로 양쪽 눈을 찢는 제스처 등 아시아인들이 다소 기분 나빠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가벼운 유머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장소인 만큼 불쾌한 감정을 곧바로 드러낼 수는 없는 상황. 이 때 당당히 무대 위로 올라가 특유의 재치 있는 농담으로 속 시원한 한 방을 날린 한국인이 있다.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친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이 영상은 현재 유튜브 조회수 194만회를 기록했다. 화제의 주인공인 코미꼬(본명 김병선)는 중남미 여행 전문 유튜버다. 지금은 스페인어를 비롯해 크리에이터 관련 강연에도 나서며 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향후에는 중남미 한류 열풍에 힘을 싣는 문화 전도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2013년 28기 KBS 공채 개그맨에 합격, 개그콘서트에서 2017년까지 활동했다. 대학 시절 군 복무를 대신해 참여했던 KOICA(한국국제협력단) 봉사활동을 통해 페루를 방문한 것이 스페인어를 배우게 된 계기다.

“봉사활동을 마친 뒤에도 가끔 건너가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한국인도 현지에서 통한 다는 걸 느껴 여러 가지 도전을 시작했죠. 홍보를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일련의 과정을 영상에 담아 힘을 얻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죠. 스페인어는 프리토킹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완벽하게 구사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틀려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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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꼬는 한류 열풍에 힘을 싣는 문화 전도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사진=이철준 PD)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보유한 그도 크리에이터의 길에 들어서면서 셀 수 없는 고민을 했다. 독창성만 가지고는 눈에 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코미꼬는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강조했다.

“유튜브 시작 5개월간 구독자는 1000명 이하에 수입도 없었습니다. 1년 동안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했죠. 그러다 우연히 트위터에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이강인에 대한 내용이 뜬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 사람들의 반응을 해석한 3분짜리 영상을 올렸더니 조회수 3만회를 달성했어요. ‘스페인=축구’라는 공식을 발견하고 관련 콘텐츠를 발굴하며 감각을 키웠습니다.”

‘이강인을 보고 들어와서 코미꼬에게 빠지게 만들자’라는 그의 전략이 먹혀 현재 채널 구독자는 19만명을 넘어섰다. 축구와 코미디 관련 영상을 주로 다루다 이제는 현지인 인터뷰, 여행, 먹방 등 범위는 다채로워졌다.

“유튜브는 하나의 창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을 보여주는 식으로 촬영을 하죠. 유튜브에 집중할지, 스페인어 교육 등 전문 활동을 하면서 유튜브를 보조의 형태로 가져갈지 지금도 고민 중입니다.”

여행 유튜버 특성상 하루의 일과도 일반 직장인과 큰 차이를 보인다. 주로 영상 촬영, 편집 등을 하다 요청이 오면 강연에 나선다. 어떻게 해서든 무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해외로 나가서 한 달 동안 영상을 찍으면 3개월 정도를 편집에 투자한다. 출국 전 사전기획은 필수. 1개월 촬영에 최대 20개의 영상을 생산한다.

코미꼬는 스페인어 교육에 국한되지 않고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더 나아가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파악해 적합한 한류의 전파 방향을 제시하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일단은 현지 사람들과의 레크리에이션 등 단체 미팅, 비전공자가 알려주는 스페인어 강의, 외국인 대상 한국 소개 콘텐츠 등을 기획하고 있어요.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 국가에서의 K팝의 인기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조만간 K팝 아티스트들의 중남미 공연을 지원하는 사전MC나 진행자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코미꼬는 예비 크리에이터들에게 6개월이라는 인내의 시간을 제시했다.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그는 “6개월 동안 1주일에 하나 이상을 목표로 영상을 올리는 것을 추천한다”며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얻는 것도 좋지만 방법과 감각은 본인이 터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독자들에게는 스페인어로 간결한 인사말을 전했다. “Muchas gracias.”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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