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빨대가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코에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의 고통스런 모습을 담은 영상은 현재 유튜브 조회수 3000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영상 속 바다거북은 괴로움에 피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혀있던 빨대는 무려 12cm였다.
플라스틱 빨대를 잘못 섭취해 죽어가는 바닷새도 연간 100만 마리에 이른다.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인 ‘빨대’가 바다의 흉기가 된 셈이다.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버려지고 있으며, 특히 빨대는 더욱 쉽게 버려진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며 가볍고 작기 때문이다. 죄의식 없이 버려진 플라스틱 빨대는 흙과 바다 등으로 흘러들어가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프란스 팀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산하는 데 5초, 쓰는 데 5분,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린다” 며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때문에 해외에선 일찍부터 빨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유럽 연합은 2021년까지 빨대, 페트병 등 10여종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캐나다 밴쿠버 시의회는 식당과 술집에서 일회용 빨대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기업들도 플라스틱 제품 줄이기에 동참했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의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했고, 영국 맥도날드에선 9월부터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대체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환경부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 대책’을 발표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기로 했지만 현재 플라스틱 빨대는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실태가 정확하게 파악 되지 않는데다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듯, 쉽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가 훗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 출처= 게티, 연합뉴스)
김지은 기자 sooy0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