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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드라마 '법쩐' 문채원의 '이 얼굴'을 기다렸다!

[人더컬처] 드라마 '법쩐' 문채원…법정드라마, 액션 소화
"새로운 장르 도전 늘 고대해와, 지난 6개월 간 행복했다"

입력 2023-02-13 18:00 | 신문게재 2023-02-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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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교실’과 ‘태양의 후예’ 등을 집필했던 김원석 작가의 쫄깃한 상황을 탁월하게 연기한 문채원.(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뻔하게 법으로 악을 응징하지 않는다. 11일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법쩐’은 통쾌한 한방은 없지만 탐욕과 복수의 카르텔(Cartel)을 오가며 확실하게 응징한다. 법엔 법으로, 돈엔 돈으로. 사극에서는 단아한 매력을,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자랑한 문채원의 새로운 얼굴은 이 작품을 보게 만든 결정적 한방이었다. 


권력에 회사를 빼앗기고 자살로 위장돼 죽음을 맞은 어머니의 복수를 꿈꾸는 준경은 사실 그간 보여준 문채원의 연기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준경은 검사에서 군 법무관을 거쳐 변호사로 성장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조력자인 은용(이선균)과는 그의 후원자였던 엄마 혜린(김미숙)을 통해 남매 사이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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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법쩐’은 11.1%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종영했다. (사진제공=SBS)

“지난 6개월간 준경으로 살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워낙 이선균 선배님 팬이었어요. 그래서 그 동안 제가 받아온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대본이 아니었어서 겁은 났지만 당연히 출연했을 작품입니다.”


이들의 로맨스가 다뤄질 법도 하건만 ‘법쩐’은 단호하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성장해 국제금융시장에서 활약하던 은용은 혈육을 잃은 준경에게 사랑보다 확실한 복수로 보답한다.

 

법과 돈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은용, 그의 조카이자 정의와 원칙을 지키는 열혈 청년 검사 장태춘(강유석)과 더불어 정의와 원칙을 지키는 데 집중한다.

이에 대해 문채원은 “이 작품이 아니었다면 법정물이나 액션에 덜컥 겁부터 났을 것”이라면서 “데뷔 이후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라고 웃어보였다.

돈과 권력 앞에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엄마를 대신해 직업적으로 통쾌한 복수를 위한 완벽한 파트너, 그것도 돈에 있어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조력자가 있는 캐릭터는 어쩌면 천군만마를 얻은 ‘쉬운 연기’일 수 있다. 하지만 문채원이 맡은 준경은 드라마 내내 여러 직업군을 오간다.

“아마도 제복을 고수하거나 화려하고 강단있는 스타일의 옷을 입었다면 임팩트는 있었을 거예요. 방송으로 봐도 정장이 어울리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준경이는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성격이 변하는 인물은 아니라고 봤기에 평소 입는 옷을 고수했어요. 처음엔 통쾌한 복수극으로 접근했지만 연기를 하면 할수록 휴머니즘이 강조된 작품이란 걸 온 몸으로 느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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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인적인 이상형은 “극 중 장태춘이 보여준 정의롭고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순수예술을 전공하며 미술이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길었던 문채원이었다. 그림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생겼을 때 주저하지 않았다. 2007년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한 뒤 ‘공주의 남자’ ‘굿 닥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악의 꽃’ 등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오디오 무비 ‘층’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직업이 공인이다 보니 부당한 일을 당해도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살진 않아요. 솔직히 수다로 풀죠.(웃움) 같이 일하는 소속사 동료들과 가족들, 두 작품이나 함께한 이준기 배우와 대화하면 멘탈 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걸 느껴요. 데뷔 15년차지만 아직까지 누군가의 선배보다 후배로서 존재하는 게 감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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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법쩐’ 문채원(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법쩐’의 엔딩은 ‘악의 차단’이란 법칙을 그대로 따르지만 유난히 뭉클하다. 엄마의 묘비를 찾아 ‘블루넷 대표 은용’이라고 적힌 명함을 건낸 것. 

 

이후 박준경은 윤혜린의 파란한 삶을 담은 책을 출간했고 장태춘과 함께 정의로운 검사의 길을 기꺼이 걸어나간다. 몽골에서의 삶을 사는 은용의 모습도 코로나19 직후 느슨해진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를 다시금 부추긴다.

 

이원태 감독은 복수 장르극에 걸맞는 미장센과 화끈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발휘하며 잘 짜인 스토리에 강력한 힘과 다양한 맛을 부여했다.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대외비’ 외에도 이미 ‘악인전’ ‘대장 김창수’를 연출한 그는 드라마 ‘여왕의 교실’ ‘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와 함께 화려한 동선의 단체 액션 장면과 인물의 심리를 촘촘히 완성했다.

문채원은 그들이 짜 놓은 판에서 때론 매섭고 꼿꼿하게 결연한 눈빛 연기를 훌륭히 소화한다. 이에 문채원은 “예전에는 혼자 여행도 자주 가고 연기 외적인 시간을 일부러 가지기도 했다”면서 “요즘엔 OTT를 찾아보고 별점 메기는 일상을 만끽중”이라고 말했다. 유독 왓챠를 즐겨본다는 말에 이러다 오리지널 작품 섭외 들어오겠다고 하자 “일단 권상우 선배님과 찍은 ‘노키즈’의 개봉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문채원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네이버TV 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조회 수 20만회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지금도 유튜브에 ‘짤’로 간간히 올라올 정도로 MZ세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금도 회자되는 ‘런닝맨’이나 ‘미운 우리새끼’의 출연을 보면 제가 예능적인 악기는 잘 못 다루는 것 같아요. 뭔가 판을 깔아주면 웃기려는 욕심보다 평소의 모습이 나오거든요. 오히려 그런 게 시청자분들께 신선하단 걸 이제는 알아요. 예능 섭외가 들어온다면 어떤 걸 하고 싶냐고요? 이제는 SNL은 안 들어올 게 확실하단 걸 아는 데뷔 15년차랍니다.(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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