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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 “산술적인 수치가 만들어내는 불규칙과 변형들이 너무 재밌어요”

[人더컬처]

입력 2023-02-20 18:30 | 신문게재 2023-02-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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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사진=이철준 기자)

 

“두개의 벽면을 칠하고 싶은데 하늘(의 파란색)은 정해져 있었고 제가 잘 쓰는 3원색 중 빨간색은 너무 부담스럽고 그래서 노란색으로 가지 않았을까…이렇게 의도 없는 경우는 꽤 많아요. 직관적인 거니까요. 아침에 일어나 외출을 하면서 입은 옷에 입어야 할 이유가 꼭 있는 건 아닌 것처럼요.”

노란색 벽, ‘노란 그림자’, 노란 ‘콘솔/테이블’, ‘레몬 자르기’의 노란 부채꼴과 사각형, ‘웨이브’의 노란 테두리, 노란 ‘꽃병’…. 2004년 ‘복선을 넘어서’에 이은 20여년만의 후속편 ‘복선伏線을 넘어서 II’(Over The Layers II, 3월 19일까지 국제갤러리 K1, 3)에서 유독 인상적인 노랑에 대해 홍승혜 작가는 “의도 보다는 직관”이라고 말했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사진=이철준 기자)
“노랑은 색 중 가장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요. 검정과 만났을 때 유기적이면서 기하학적 대비가 가장 격렬하게 일어나는 색이기도 하죠.”


◇켜켜이 중첩된 레이어들의 총합 ‘홍승혜’

“모든 것은 과거의 누적된 경험 위에서 구축되잖아요. 예술 뿐 아니라 과학도, 기술도 그렇죠. 이전의 모든 스텝들이 쌓여서 오늘날의 과학, 문화 등이 발달한 걸 생각하면 저 개인의 역사 역시 그래요.”

그는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과 흰색, 검정 위주의 기초적인 색과 이미지로 작업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1997년부터 컴퓨터 윈도 기본 내장 프로그램인 그림판에 이어 포토샵, 최근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도구를 확장하고 레이어드하면서 “위치, 크기, 비율 등 노트를 옆에 놓고 항상 계산하는 숫자들이 많은, 산술적인 수치가 굉장히 중요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지금 하는 작업들은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에요. 제가 애초부터 했던 여러 가지 훈련들 그리고 제가 알았던 모든 도구들 등이 지금의 작업에 영향을 주고 있어요. 어느 하나도 빼놓으면 안되죠.”

이를 홍승혜는 ‘레이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전시명도 ‘복선을 넘어서’ ‘Over The Layers’다. 그렇게 켜켜이 쌓여온 레이어가 몇겹이냐는 질문에 그는 “무한대”라고 답했다.

“그 레이어들은 무한하고 셀 수 없어요. 구체적인 도구만을 고려하면 얘기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도구 뿐 아니라 제가 영향 받았던 모든 작가들, 경험들, 공간들, 텍스트들, 숫자들 등이 모두 저장되고 켜켜이 쌓여서 지금의 작업이 나온 것 같아요.”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사진=허미선 기자)


그 레이어 중 하나가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다. 두 개의 벽면 중 하나를 칠하기로 이미 정해진 색이었던 파랑 역시 마티스의 영향이다. 그는 마티스에 빠져 든 이유로 ‘색채’를 꼽았다. 그는 “마티스가 가장 인정받는 지점은 그 색채를 형태에서 해방시킨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거에는 형태가 미술의 가장 기본이 된다고 했어요. 드로잉이라는 게 그거잖아요. 데생이 투철한, 세밀한 묘사를 하다 보면 색채는 형태를 돋보이게 하는 부산물이나 보조도구가 돼 버리기도 하죠. 뭐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희생해야 되는 지점이 있는 거죠. 마티스는 형태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색채만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했어요. 굉장히 비현실적인 형태들로 색채를 강조하며 (과거와는 달리) 색채를 위해 형태를 희생해야 되는 거죠. 그렇게 마티스는 색에 자유를 줬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마티스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하늘’로 설정한 벽면에는 다양한 별자리를 표현한 작품도 있다. 그 중 화가의 별자리인 ‘이젤’은 그 스스로의 표현처럼 “이번에 처음 안” 발견 중 하나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사진=이철준 기자)
“별자리를 검색하다 찾았는데 저랑 너무나 연관이 돼 있더라고요. 검색도 되게 중요한 작업과정이자 기초 작업 같기도 해요.”


◇규칙과 불규칙, 예측값과 변형, 진짜와 가짜의 공존

“외양으로 나타나는 형태들은 유연하지만 그 안에는 위치, 크기, 비율 등 계산된 수치들이 있죠. 그 숫자가 주는 변화들이 너무 재밌어요.”

“의도되지 않은 걸 너무 좋아한다”는 홍승혜 작가는 “유기적인 건 수학적인 데서 벗어날 때 생겨나는 것”이라며 “규칙과 불규칙이 엄청나게 서로 호응하면서 생겨나는 그런 변화들이 유기적인 측면을 만든다”고 말을 보탰다.

“딱 고정된 논리가 아니라 사건, 사고들이 있거든요. 이것저것 만져보고 실행하다가 잘못됐을 때 생겨나는 측면들이요. 자연계 현상이 그렇잖아요. 우리가 예측한대로 흘러가지 않죠. 예측불가능성, 그게 예술의 재미 같아요.”

특정 프로그램에서 특정 값을 주면 결과값으로 나오는 규칙과 모양에서 어쩌면 ‘오류’일지도 모를 시도, 그로 인해 발견하는 변형과 불규칙으로 표현된 그의 작업은 지극히 산술적이면서도 예술적이며 계획적이면서도 직관적이다.

“열을 맞출 수도 있지만 열을 안 맞출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각형을 이렇게 저렇게 변형시키다 보니 별 형태가 나오더라고요. 부채꼴도 나오고 지글지글한 형태도 나오고 입체 모양도 나오고 그림자도 떨어지고…제가 일러스트레이터 기능 중 이펙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어 홍승혜는 “별 모양은 별 모양이 나올 걸 알고 ‘폴리곤’은 다각형이 나올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수치에 따라 더 뾰족해지거나 완만해지기도 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형태들이 나온다”며 “수치들이 형태를 결정하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중 ‘홍당무’(사진=허미선 기자)

 

“이펙트야 말로 가장 예측 불가능하고 의도하지 않은 형태들이 나오거든요. 그렇게 의도되지 않은 형태들을 ‘어떻게 되나 보자’는 마음으로 화면에 나열하다 보니 유기적으로 배치되더라고요.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요.”

그렇게 이펙트를 통해 만들어낸 다양한 형태들은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예술”이 되곤 한다. 그의 유년시절 별명을 차용한 ‘홍당무’도 그렇다. 이 작품에 대해 홍승혜는 “(이펙트를 통해 만들어낸) 빨간 색 동그란 판이 있었는데 동그란 얼굴이 생각났고 제가 만든 별 모양을 붙이니 제 어린시절 별명이 떠올라 붙인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러 색을 칠한 게 아니라 동그란 판이 빨간 색이었어요. ‘홍당무’라는 제목이 먼저가 아니라 형상이 먼저였죠. 그렇게 이번 전시회에 나온 형태들은 하나도 의도된 게 없어요. 집짓기 놀이를 하듯, 레고를 쌓듯 제가 만든 형태, 도형, 요소들을 늘어놓고 이렇게 붙여보고 저렇게 배치하면서 마음가는대로 작업한 것들이죠. (붓을 들 수 없어진) 마티스 말년의 색종이 콜라주처럼요. ‘마음이 간다는 게’ 결국 제 머릿속, 가슴 속에 있었던 형태들이 나오더라고요. 전혀 아닌 게 나오지는 않아요.”

그들 중 어쩌면 세상에는 실재할 수 없는 ‘노란 그림자’나 진짜 그림자와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들어낸 그림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분할 수는 없지만’ 공존하는 ‘그림자’가 “신기하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가짜가 더 진짜 같을 때도 있잖아요. 상식적이지 않은 데서 미(美)를 느끼기도 하죠. 관객들이 ‘신기하다’ ‘새롭네’ 등의 표현을 쓰면 더 이상 뭘 바랄까 싶어요. 헷갈리게 하는 게 중요한 작가의 역할 중 하나 같아요.”

이는 그의 미술작업 뿐 아니라 2016년부터 시작한 개러지밴드에도 적용되는 방식이다. “제가 영상작업을 하는 한 계속 만들게 될 음향”을 위한 밴드 역시 “제가 포토샵에서 작업하는 것과 완전 똑같다.”

“모티프를 만들고 반복시키는 모티프를 골라 이렇게 저렇게 빼고 더하고 강도를 높이고 낮추며 만들어낸” 그의 음악은 새로 배운 일러스트레이터로 실현한 7장의 꽃잎, 그가 2010년부터 주력한 픽토그램을 활용한 ‘무용수’, 애니메이션 ‘서치라이트’ 무도회장으로 꾸린 ‘봄이 오면’(When Flowering)에서도 만날 수 있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픽셀’에서 벗어나 ‘해방’을 꿈꾸며

“(2007년) 이중섭 미술상 수상 전시 때부터 ‘해방’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해방은 구속이 있어야 가능하잖아요. 이번 ‘해방’도 오랫동안 저를 구속해온 것에서 벗어나는 과정이었어요. ‘픽셀’에서 벗어난 해방이죠.”

홍승혜는 이번 전시의 키워드 중 하나를 ‘해방’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의 표현처럼 “지금까지는 픽셀이 가장 기본 단위”였던 작업이었다. 그는 이를 “자초한 감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그런 걸 느꼈어요. 여기서 더 이상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싶고 뭔가 계속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게 감옥이죠. 더 이상 변수가 없다고 느낄 때 일러스트레이터를 새로 배우면서는 그런 기본 단위 없이 원하는 형태를 자유롭게 그려낼 수 있게 됐어요. ‘해방’은 벽돌 체계, 체크에서 벗어나 이제 무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형태를 그려낼 수 있게 됐다는 의미죠.”

그는 “포토샵으로 작업을 계속 했더라도 할 게 아주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백남준의 예술적 성취와 영향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백남준 효과’를 준비하면서 옛날 작업을 돌아봤다”고 털어놓았다.

“나한테 이런 것도 있었구나, 이런 적도 있었구나…돌아보면서 25년 동안 컴퓨터를 사용했던 제 작업이 또 다른 작업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의 작업들, 해온 것들 때문에 또 다른 작업을 펼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발전이 되는 것 같았죠.”

그는 그림판에서 포토샵 그리고 최근의 일러스트레이터까지 ‘배움’으로 발전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다. 새로운 걸 좋아하는 데 대해 홍승혜 작가는 “그 누가 새로운 걸 싫어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사진=이철준 기자)

 

“새로움을 창출해내는 작가인 저로서는 직업정신 같은 것도 있기는 해요. 하지만 너무 지루하면 그렇게 돼요. 당연하게도 새로운 걸 꿈꾸게 되죠. 새로움을 실천에 옮기는 데 두려움이 별로 없어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거든요.”

‘새로움’의 가치는 어쩌면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데서 찾아질지도 모른다. 누구나 지금의 자리에서 새로운 것을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기란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있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면 안 되는 순간들도 항상 존재한다.” 그렇게 “그 순간은 당연히 그걸 해야 하는” 이들에게 ‘새로움의 추구’를 ‘실행’으로 옮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사실 저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요. (지난해까지 서울산업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아주 오래 했던 교직생활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죠. 혁신적인 도전이나 작업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작가들이 그렇지는 않잖아요. 예술작업에 비해 안정적인 교직생활이 저에게 굉장히 큰 자유를 주고 용감하게 만든 것 같아요.”


◇지금 ‘홍승혜’의 믿을 구석 “나와 공감해주는 사람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사진=이철준 기자)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었고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었던 교직생활은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뒀기 때문에 가능했던” 행보였다. 그는 “어마어마한 성공 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걸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모던 타임스’ 역시 그가 ‘계속하고 싶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기차의 톱니바퀴를 꽃잎이나 구름처럼 표현한 거죠. 그 경계에 있는 것도 재밌고 딱딱한 기계가 꽃이나 구름이 됐다는 것도 타이틀(모던 타임스)과 유기적인 느낌이랄까요. 찰리 채플린도, ‘모던 타임스’도 너무 좋아해요. 제목은 ‘모던 타임스’지만 센티멘탈한 영화잖아요. 찰리 채플린도 그렇고 ‘센티멘털 스마일’ 같아요. 너무 좋아해서 ‘모던 타임스’의 마지막 장면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기도 했어요. BGM이었던 ‘스마일’을 엮어서 만든 영상인데 제목이 ‘센티멘털 스마일’이었죠.”

그는 “그렇게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 펼쳐내는 생각에 동의를 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가족도, 친구도 아닌데 작업을 통해 표출되는 그의 생각과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하는 이들은 작가 홍승혜의 ‘믿을 구석’이자 ‘발 뻗을 자리’가 돼주곤 한다. 그의 표현처럼 ‘자초한 감옥’에서 과감하게 탈출을 시도하다 보니 “그런 분들이 조금씩 늘기도 했다.” 

 

홍승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 홍승혜 작가(사진=이철준 기자)
“엄청난 일이죠. 그런 분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럽고 벅찬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재밌고 만족스러운 작업들은 그 분들을 향해서 하는 거죠.”

그림판,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에 이어 그의 최근 관심거리는 ‘무대미술’ 그리고 ‘실제 공간’의 창출이다. 그는 “물건도 물건이지만 그 물건이 놓인 장소 자체를 제가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나’에 집중하는 아마추어는 힘이 세다

“제 작업의 가장 큰 보상은 제가 만족하는 순간에 닿는 거거든요. 누가 인정해 주면 물론 베스트죠. 행복하기 짝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사실 할 때 재밌잖아요. 그게 일종의 보상이죠. 자기 자신이 만족하는 어떤 작업을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가장 급선무 같아요. 돈이 되건 안 되건 그걸 하면 즐겁기 때문에, ‘자신이 만족하는 순간’에서 이미 보상을 받은 거죠. 취미라는 것도 있잖아요.”

이에 그는 늘 ‘아마추어 정신’을 강조하곤 했다. 그는 “아마추어적인 마인드로 작업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프로페셔널해질 때가 있다”며 “자연스럽게 예술 세계가 펼쳐지는, 진짜 좋아서 하는 작업들은 대체로 성공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음이 급하면 잘 안 되는데 느긋하면 충분히 가능한 프로세스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좋다, 언제가 되더라도 내가 만족하는 순간을 향해 간다는 마음가짐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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