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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넷플릭스 '정이', 류경수… 인간같은 로봇연기 '신의 한 수'

"어려운 역할이라고 고민하지 않는다, 끌리면 하는 타입"

입력 2023-02-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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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정이’는 김현주가 연기한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인공지능 전투 로봇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넷플릭스 ‘정이’에서 크로노이드 연구소장 김상훈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진상 캐릭터다. 조직에 충성도가 과하고 뭐든 인정 받고 싶어하는 그런 인물. ‘정이’는 폐허가 된 지구를 떠나 우주에 새로운 터전을 만든 미래, 식물인간이 된 용병 윤정이의 뇌를 복제해 A.I. 전투 용병을 개발하려 연구하는 내용의 SF 영화다. 한국영화에서 불모지에 가까운 장르지만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넷플릭스 (비영어 작품) 기준 1위에 올랐다. 극중 상훈역의 류경수는 ‘지옥’으로 시리즈에 이어 ‘정이’로 영화까지 글로벌 1위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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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 독일, 스페인, 싱가포르 등 80개국에서 톱 10에 올랐다.(사진제공=넷플릭스)

 

“공개됐으니까 하는 말인데 끝까지 자신이 인간인줄 알잖아요.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비밀을 저만 알고 가야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가장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사람답게 보이려고’ 일부러 얼굴에 근육, 주름 같은 것을 많이 보여지게 하려고 노력했죠.”

결론만 말하자면 류경수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연구를 성공해야 하는 인물을 맡은 로봇이다. 주변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유머를 즐긴다. 마지막에는 “유머잖아요. 농담”이라고 해도 웃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게 복선이랄까.

“함께 있으면 불편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주변 반응은 신경 쓰지 않으면서 ‘저 사람 왜 저래?’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은 인물 말이에요. 과한 제스처를 쓴다든가 하는 그런 지점들이 나중에 사람이 아닌게 밝혀졌을때 이해되는 지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후기를 보니 통한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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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이’ 김상훈 役 류경수.(사진제공=넷플릭스)


‘정이’는 공개 전부터 배우 고(故) 강수연의 유작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극중 90% 이상 출연분량이 겹치는 만큼 류경수가 겪은 상실감은 유독 컸다. 그는 “일상을 지내다가도 갑자기 울음이 나고 그래서 누가 선배님 이야기를 물어보면 잘 안하려고 했다. 그게 선배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던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며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뀐 상태다. 사람들이 강수연 선배님을 기억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말한다. 제가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자식에게도 ‘이런 위대한 배우가 있었다’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함게 연기한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강수연의 연기를 보고자란 류경수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자신에게 늘 칭찬만 해 준 ‘대 선배’의 기억이 또렷하다고 그는 “속으로 떨다가 잠깐 화장실을 갔는데, 문밖으로 강수연 선배가 절 향해 ‘쟤 너무 매력있다’고 하시더라. 이후에도 항상 ‘잘한다’,‘멋있다’,‘좋았다’는 격려를 해주셨다”고 추억했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결과보다는 과정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류입니다. 정이’ 현장처럼 재미있게 웃으면서 촬영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과정을 겪어보니 결과가 조금 아쉽더라도 더 만나고 싶고 연락하고 싶어요. 그런 과정의 힘을 믿는 편이랄까요.”

2007년 SBS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류경수는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최근까지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지옥’, ‘안나라수마나라’, ‘글리치’를 비롯해 영화 ‘인질’과 ‘대무가’를 마치고, 새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을 마치고 ‘선산’을 촬영중이다.

“항상 촬영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엔 아쉬움이 커요. 현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도 만족이 잘 안되는 성격입니다. 어려운 역할이라도 고민하기보다는 그게 끌린다면 하고 싶는게 배우로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보고요. 공포 영화도 하고 싶고, 멜로도 해 보고 싶습니다. 배우로서 아직 배가 덜 찬 거 맞죠?(웃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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