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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배우 신현준의 도전에 박수를…"환갑 전에 '동사서독'같은 무협 찍을 것"

영화 '살수'통해 80대 1 액션 소화
"늦둥이 딸 만난 시기, 현타 오기도 했지만 액션 만족"

입력 2023-03-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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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1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살수’의 신현준이 인터뷰 직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HJ필름)

 

“아내가 자꾸 더 늦기 전에 넷째 낳자고......”

배우 신현준이 영화 ‘살수’로 검술 액션을 선보인다. 극중 전설의 살수인 이난 역할을 맡아 과거 ‘은행나무 침대’에서 보여준 리즈(전성기,황금기로 쓰이는 신조어)시절을 완벽히 스크린에 부활시킨다. 20대 초반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 속 하야시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특유의 이국적인 외모와 서구적인 신체조건에 갇히기 보다 기꺼이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30대에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통해 순애보의 정점을 찍고, 40대에는 영화 ‘맨발의 기봉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한 투혼을 불살랐다. ‘살수’ 속 악화된 몸으로 더이상 검객으로 살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을을 구하는 영웅담이다. 극중 이난은 우연히 한 마을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타락시킨 이방 무리와 맞서며 자신을 거둬준 은인의 복수를 해낸다. 단순한 권선징악이라고 하기에 16대 1의 액션이 우스울 정도로 신현준이 보여주는 액션의 타격감은 상당하다. 화려하면서도 각 잡힌 검술이 스크린을 핏빛으로 물들인다.  

 

살수포스터
영화 ‘끝까지 간다’의 각색과 ‘백두산’의 각본을 맡은 곽정덕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사진제공=TCO㈜더콘텐츠온)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기는 그렇지만 총이나 단검 대신 긴 칼이 잘 어울리긴 해요.(웃음) 무엇보다 검을 잡으면 내가 전생에 누군가 지켰던 사람처럼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예전에 ‘각시탈’을 함께한 무술 감독님이 합을 짜셨는데 액션을 흡사 군무처럼 표현하시는 분이라 쉽지는 않았습니다. 부상은 기본이고 살이 찢어져도 치료할 시간도 없어서 약을 먹으면서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다리는 절고 종아리 근육도 파열된 상태로 찍었는데 다행히 이난만의 멋진 액션들이 그 땀과 노력에 맞게 멋지게 나와서 만족합니다.”

무려 80명과 맞붙어야 하는 고난의 촬영이었다. 매 신마다 느껴지지만 일단 추위가 복병이었다. 입김이 나올 정도로 냉골이었지만 한복이라 겹쳐 입을 수 있는 의상도 한계가 있었다. 촬영전 훈련도 힘들었지만 하필 그 즈음이 늦둥이 딸을 막 낳은 시기와 겹쳤다. 그는 “코로나19로 투자가 막힌 상황에서 운 좋게 촬영이 진행됐는데 가정사를 핑계로 촬영을 지체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촬영장과의 거리도 상당했다. 사극장르인 만큼 문경 세트장까지 오가야 했고 사람을 죽이는 액션 연기를 펼 친만큼 혹시나 그 나쁜 기운이 막내 딸에게 갈까봐 아무리 피곤해도 마음을 비우는 장소에서 오랜 시간 머문 뒤 집으로 들어갔다.

“아들 둘만 있다가 딸이 생기니 너무 예쁜거예요. 게다가 쉰 넘어 낳은 늦둥이니까. 그런데 배우로서 사람을 죽이는 역할을 하면 제가 봐도 몰골이 말이 아니예요. 일단 피딱지가 잘 안 지워지고 사람 죽이는 꿈도 많이 꾸고요. 현장에서도 비록 연기지만 살수로서의 눈빛이 있잖아요. 그런 살벌한 기운을 갖고 집으로 돌아오는 게 미안해서 농사 지으려고 지은 양평 주택에 들려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현준
14년 째 그는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그는 곧 정교수 임용도 앞두고 있다. 스승으로서의 롤모델은 임권택 감독이다. 그는 “현장에서 늘 ‘내가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시선으로 사람을 봐야 좋은 감독,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에게도 그 말을 꼭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HJ필름)

 

이난 역과 남편, 그리고 아빠로서 균형을 잡이 귀해 그가 찾은 그 곳은 아이들이 먹을 유기농 채소를 기르는 곳. 겨울에는 뜨거운 물도 거의 안 나오는 외딴 곳이었지만 한적한 강이나 자연을 보며 마음을 비우고 반나절 정도라도 열심히 아이들과 놀고 다시 현장에 복귀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신현준은 “딸이 태어나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를 맡게 돼 감정적으로는 현타가 많이 왔었다” 면서 “그런데 띠동갑인 아내도 아이가 너무 예쁘니까 지금은 넷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남다른 금술을 자랑했다.

차기작은 절친으로 유명한 배우 김수미, 정준호와 함께한 영화 ‘귀신경찰’이다. 실제로 모든 취향, 성격, 입맛이 극과 극이라는 25년 지기 정준호와 얼마전 일본여행을 다녀왔다는 그는 “카메라만 없으면 진짜 의절했을지도 모른다”고 눙치면서도 “촬영을 완료하고 현재 후반 작업까지 다 마쳤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 있게 소개했다.

“제가 연예가중계 MC를 오래해서 해외 스타들을 오래 봐왔잖아요. 톰 크루즈 형님도 지금 나이에 전투기를 직접 모는데 나라고 못할게 있나요.(웃음) 솔직히 관리만이 답인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 캐릭터를 젊은 배우가 했다면 지금의 느낌이 안 났겠죠.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워지는 존재죠. 앞으로 남은 목표요? 이제 60대가 되면 ‘동사서독’같은 무협물에 도전할겁니다. 70대엔 흰 티에 청바지 입고 선글라스가 어울리는 배우로 현장에서 만나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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