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Health(건강) > 섹스라이프

[비바100] 男몰래 꿈꾸는 男다른 상상… 남자들의 'SF'

[19禁칼럼]

입력 2015-09-04 07:00 | 신문게재 2015-09-04 1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성적 판타지 하나는 품고 있다.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짜릿하고 흥분되는 섹스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것이다. 

 

포르노 혹은 AV(Adult Video) 산업의 99%는 남성들의 이 같은 성적 판타지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포르노나 AV의 유형들을 들여다 보면 남자들이 어떤 성적 판타지를 많이 갖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Private_Lessons1
1980년대 개봉돼 젊은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 영화 ‘개인교수’의 포스터

 

◇ ‘개인교수’ 혹은 ‘연상의 여인’

청소년 시절 내가 처음으로 제목을 접한 성인물은 실비아 크리스텔이 나오는 ‘개인교수’였다. 

  

당시 이미 ‘에마뉘엘 부인’으로 유명한 에로배우였던 실비아 크리스텔은 이 영화에서 부잣집 가정부로 출연해 엄마 없이 혼자사는 15세 소년을 성에 눈뜨게 해주고 홀연히 사라진다.

당시 중고교생들에게 이 영화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중고교생들은 재개봉관이라고 불리는 동네 극장에 몰래 들어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내 친구 한 놈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아버지 양복 저고리를 훔쳐 입고 나오기도 했다.

개인교수와 같은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 완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젊은 남자들의 가장 큰 성적 판타지(Sex Fantasy, 남은 글에서는 쓰기도 쉽고 덜 남사스럽게 ‘SF’라고 줄여 부르겠다)중의 하나는 아름다운 연상의 여인이 직접 자신에게 성에 대해 알려주고 이성에 능숙한 남성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많은 젊은 남자들이 이 같은 SF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꿈꾸곤 한다. 

 

뭐 학교의 여선생님이 예쁘거나 그 선생님을 좋아하면 그이가 자신의 성적 ‘개인교수’가 되는 몽상을 하는 식이다.
 

호노카 유혹여교사
1980년대 젊은이에게 ‘개인교수’가 있었다면, 2000년대 젊은이들에게는 ‘호노카 센세’가 있었다. 2008년께 국내에 알려지며 야동 좀 봤다는 젊은 남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호노카의 ‘유혹여교사 3부작’ DVD 표지.

그리고 야동의 세계에서는 남자들의 이런 SF를 다양한 형식과 대상으로 변주해낸다.

 

역시 가장 많은 것은 선생님과 교실이다.

 

서양 포르노와 일본 AV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유형 중의 하나가 교실에서 교사와 섹스를 벌이는 것이다.

심리학 박사인 후배는 이처럼 야동에 여교사와 여선생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10대 후반의 젊은 남자들에게 학교가 제도적 억압의 직접적인 표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젊은 남자들은 여교사와 교실을 배경으로 한 야동을 보며 SF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제도가 주는 억압을 부수는 일탈의 짜릿함도 함께 느낀다는 것이다. 

 

나름 일리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같은 ‘개인교수’ 컨셉의 SF나 야동이 남자들에게 심리적인 면죄부를 주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이 흔히 갖고 있는 섹스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구로 ‘연상의 여인’이 활용되는 것이다.

여선생 외에도 엄마 친구, 가정부, 심지어 새엄마까지 이 같은 ‘개인교수’ 컨셉의 야동은 무수히 많다. 그리고 이 같은 유형의 야동의 특징은 역시 여자가 관계를 리드하고, 남자는 순진한 척 하면서 연상의 여자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유형의 야동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은 역시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80년대에 ‘개인교수’가 있었다면, 2000년대에 20대를 보낸 이들에게는 ‘호노카 센세’의 ‘유혹여교사’ 3부작이 남아있는 것처럼.

 

사쿠야 유아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요부’인 여자친구는 남자들의 로망이다. 이같은 컨셉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일본 AV배우 사쿠야 유아.


◇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요부”

‘개인교수’와 같은 유형의 SF 못지않게 남자들이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낮에는 정숙하고 조신하기 이를 데 없지만 밤에는 요부’로 돌변하는 애인에 대한 판타지다. 

 

요즘 유행하는 예능식 표현을 빌리자면 ‘낮져밤이(낮에는 져주고 밥에는 이기는)’형 여자친구를 원하는 것이다.

한 결혼정보회사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자들의 93.3%가 “아내가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요부가 돼야 한다”는 속설에 동의했다. 

 

심지어 클럽에서 부킹을 즐기며 밥 먹듯이 ‘원나잇스탠드’를 하는 남성들조차 자기의 아내나 여자 친구가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것은 극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이 같은 모순적인 남자들의 로망은 현실에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많은 남자들이 성관계시 수동적인 여성들을 보면 ‘내숭’을 떠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큰 착각이다. 실제로 섹스를 싫어하거나 즐기지 않는 여성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니 평소에 정숙하다가 밤에만 요부로 변해 적극적으로 변하는 여성들을 만나기란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

그리고 남자들의 이 같은 실현불가능한 SF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야동이 나선다.

 

일본 AV를 보면 도무지 야동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청순하고 정숙한 외모의 여배우들이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정숙해 보이는 얼굴과 수줍은 듯한 처음의 표정과는 다르게 실제 성관계에서는 적극적이고 요염한 자세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일본 AV업계에서 은퇴한 사쿠야 유아다. 

 

앳된 얼굴에 풍만한 몸매의 전형적인 ‘베이글녀’인 그는 영상안에서 처음에는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짓다가 정작 정사 장면에서는 적극적인 태도와 요염한 표정으로 일본 남자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한국 남자들을 홀렸다.
 

시모키타자와 글로리데이즈
일본 ‘하렘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만화 ‘시모키타 글로리 데이즈’의 표지


◇ “바람기는 수컷의 본능?”

포유류 수컷의 가장 큰 삶의 본능은 최대한 자신의 씨를 많이 뿌려 자신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자손을 늘리는 것이다. 

 

이러한 본능을 이어 받은 것일까. 동시에 여러 여자를 만나고 관계를 가지는 것도 많은 남자들이 갖고 있는 SF다. 여러 여자의 품에 둘러싸야 잠드는 꿈을 꾸지 않은 남자가 어디 있을까.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남자들의 판타지를 반영해 야동에서도 한 명의 남자에 여러 명의 여자가 찍는 영상물을 만든다. 

 

일본 AV업계에서는 이 같은 유형의 영상을 ‘하렘물’이라고 부르는데 이 같은 하렘물은 AV업계 뿐만아니라 만화, 드라마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제작되고 만들어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만화가 원작인 ‘시모키타 글로리데이즈’다. 

 

한 시골 학생이 도쿄의 대학에 입학하게돼 쉐어하우스(공동임대)에 입주하게 됐는데, 함께 입주민들이 모두 여자고 이들과의 단체 로맨스를 그린 이 만화는 AV는 물론이고 드라마로까지 제작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남자들의 SF는 이 세상 남자들의 숫자 만큼이나 많고 다양할 것이다. 심지어 여자의 푸근한 뱃살에 판타지를 갖고 있는 남자도 있다. 

문제는 대다수 남자들이 자신의 SF를 부끄러워하고 남에게 들키면 창피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또 자신의 판타지와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야동을 본다. 

 

나는 이제 좀 남자들이 대담해졌으면 좋겠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것이 '남자다운 것' 아닐까. 

 

이형구 생활경제부장 scaler@viva100.com

 

 

# 시리즈 # 즐거운 금요일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