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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박기영 "일할 수 있는 기회 달라"…과기혁신본부장 사퇴 거부

황우석 사건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 11년만에 사과

입력 2017-08-10 16:22 | 신문게재 2017-08-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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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입장하며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연합)
 

과학기술계와 정치권 등에서 임명 논란이 빚어진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기혁신본부장)이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혀 또 다른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박 본부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계 원로, 기관장, 관련 협회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장으로 돌아와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부담을 느낀다”며 “이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일해 국민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과학계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사퇴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다만 그는 이 자리에서 “황우석 사태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다”며 11년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저자로 들어간 것은 내가 신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 후회와 함께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우석 사건 당시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에 아무 말 하지 않고 매 맞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했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에 아무 기여 없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2006년 초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연구부정행위 조사에서 드러나 보좌관직에서 사임했으나, 공저자였던 서울대·한양대 교수들과 달리 학교 당국의 징계는 받지 않았다.

특히 교수 시절 자신의 전공(식물생리학)과 관계가 없는 연구 과제 2건을 수행하며 황 교수로부터 연구비 2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 신설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조정 권한을 행사하고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과학기술 정책 집행 컨트롤타워다. 혁신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국무회의에도 참석한다.

앞서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70명과 과학기술자 60명은 지난 9일 긴급 성명을 내고 박 본부장 인사에 반발하며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 본부장 임명을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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