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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가임력보존을 위한 노력

입력 2018-04-24 07:00 | 신문게재 2018-04-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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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얼마 전 발표된 2015년 ‘국가암 통계’에 따르면 기대수명까지 생존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이 여성은 3명 중 1명, 남성은 5명 중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높은 발생률에도 불구하고 조기진단과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암환자의 생존율은 약 70%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암 치료의 성적이 좋아지면서 이제는 암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암 치료 후의 후유증 관리 등 ‘암을 극복한 이후의 삶의 질’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몸 안의 다른 세포들 역시 손상시키게 되는데, 난소와 정소의 경우 이러한 손상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 중 하나이다. 때문에 암 치료 후 가임력 소실이 오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임력의 소실은 암 치료 후 삶의 질 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가임력보존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의 경우에는 정자 동결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게 되며, 여성의 경우에는 난자 또는 난소를 동결·보존하게 된다. 기혼자의 경우에는 수정을 시킨 배아를 보존할 수도 있다.

일단 항암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가임력이 소실되기 시작하므로 반드시 항암치료 전에 가임력보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설명을 듣고 가임력보존 클리닉으로 의뢰돼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이 매우 낮다. 따라서 모든 의료진이 가임력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환자들이 기회를 잃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역시 스스로의 소중한 가임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만에 하나라도 의료진이 가임력보존에 대해 등한시 한다면 본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행동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난소의 기능은 암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에도 나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해 만 35세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게 된다. 또한 자궁내막종 등 난소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난소의 기능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 최근에는 난자를 동결보관해 놓는 미혼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난소기능이 좋을 때, 난자를 얼려 놓았다가 나중에 사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난자 동결은 난자를 얼릴 때의 상태 그대로 수년이 지난 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가임력보존의 방법이다.

가임력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물학적 기능 중 하나로 이를 보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한 의료진의 적극적인 노력이 가임력보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본인의 소중한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갖고 필요한 치료를 의료진에게 요구할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난소기능의 소실이 오기 전에 적절한 가임력보존 치료를 받기 위한 노력들이 경주돼야 할 것이다.

 

이정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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