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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원식의 ‘무한동력’, 선재의 고민에 공감하는 윤석원·김바다의 꿈과 밥…우리·나라 그리고 버티기

주호민 작가 웹툰 원작, 김동연 연출, 이지혜 음악감독
취준생 장선재 김바다·오종혁, 공무원 준비생 진기한 안지환·임철수, 고3 수험생 수자 박란주·정소리, 수자 아빠이자 하숙집 주인이며 발명가인 한원식윤석원·김태한 출연
에단 호크 다큐멘터리 '뉴욕소네트', 박지성 인터뷰로 고민의 중요성, 모든 일의 중심은 자신임을 깨달아

입력 2018-04-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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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한원식 역의 윤석원(왼쪽)과 장선재 김바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뮤지컬 ‘무한동력’(4월 24~7월 1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중 20년째 무한동력기관 발명에 몰두하고 있는 철물점과 하숙집 주인 한원식(윤석원·김태한, 이하 인터뷰 배우·가나다 순)은 자기 한탄에 빠진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 장선재(김바다·오종혁)에게 이렇게 묻는다.

연재 10주년을 맞은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무한동력’은 취준생 장선재, 공무원 준비생 진기한(안지환·임철수), 고3 수험생 수자(박란주·정소리), 발명가 한원식, 래퍼를 꿈꾸는 소년 수동(신재범) 등 꿈과 현실 사이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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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한원식 역의 윤석원(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2015년 배우 박희순 연출, ‘더 데빌’ 등의 이지혜 음악감독이 작사·작곡한 넘버로 초연됐던 ‘무한동력’ 두 번째 시즌은 ‘어쩌면 해피엔딩’ ‘신과함께-저승편’ ‘프라이드’ ‘난쟁이들’ 등의 김동연 연출이 새로 합류했다.


◇윤석원·김바다의 밥과 꿈, 우리·나라와 고민들

“배우지만 애 아빠이기도 한 지금은 하나로 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100% 꿈만 쫓기는 어려운 삶이다 보니 밥과 꿈 사이에서 고민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무한동력’의 핵심 키워드인 밥과 꿈에 대해 묻자 배우인 동시에 쌍둥이 우리·나라 아빠이기도 한 윤석원은 이렇게 답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홀연했던 사나이’에 이어 ‘무한동력’까지 바쁘게 살아온 그는 “윤석원이 없어진 느낌”이 부쩍 잦아졌다고 고백했다. 윤석원의 호소에 김바다 역시 “아직도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진작부터 밥이 아니라 꿈을 선택해서 이 일(배우)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랬는데 나이가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배우를 하는 게 맞는지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김바다의 말에 윤석원은 “저도 딱 바다 나이 즈음에 공연계가 싫어져서 2년 동안 무대를 떠났었다”고 말을 보탰다. 이에 김바다는 “환멸감 같은 게 오면서 너무 바보 같은 꿈을 가지고 살았던 건가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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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장선재 김바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제야 현실이 보이는 느낌이랄까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세상에 좋은 영향을 조금이라도 주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제가 연기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럴 때면 김바다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의 닭꼬치 가게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곤 한단다.

“고민을 가족들한테 다 털어놓는 편이에요. 엄마가 제 고민을 듣고는 ‘네가 배우여서 하는고민은 아닌 것 같아. 내가 만난 네 또래나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그리곤 ‘네가 배우를 그만 둬도 그 고민을 안하지 않을 거야’라며 뭘 하든 생기는 고민들이라고 하셨죠.”


◇김바다의 다큐멘터리 ‘뉴욕 소네트’와 윤석원의 박지성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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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한원식 역의 윤석원(왼쪽)과 장선재 김바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제 또래 친구들 만나면 공감하지 못할 때가 있더라고요. 반대로 친구들은 제 얘기에 공감 못하기도 하고…그래서 취준생인 선재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

김바다는 취준생 선재 캐릭터 탐구를 위해 찾아보던 다큐멘터리 중 에단 호크가 감독한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Seymour: An Introduction , Seymour, 2014)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에단 호크가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에게 배우로서의 고민을 털어놓는 데서 꿈과 밥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고요. 워딩(대사)은 달랐지만 본질은 그랬어요. ‘내 인생이 반 정도 남았다. 좀더 아름답게 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에단 호크에 피아니스트가 ‘그걸 연기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반문하죠. 그 질문에 에단 호크가 고민을 해요. 고민을 하면서 ‘아이 캔, 아이 캔…’(I Can, I Can)하면서 걸어가죠.”

그 장면에서 김바다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50이 다 된 배우가 아직도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희망적이었다”며 “저는 아직 철이 없어서 자꾸 고민의 답을 찾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됐다 싶었어요. 꿈이냐 밥이냐 답을 얻지 않았어도 에단 호크의 모습은 아름다워 보였거든요. 저와는 깊이부터 다르겠지만 두 사람이 질문하고 답하면서 고민하는 모습이 그랬어요.”

그리곤 ‘무한동력’이 그런 고민과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김바다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폭력적인 메시지보다는 (등장인물) 저마다의 고민에 힘을 주기만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바다의 말에 윤석원은 “나이가 들어서도 고민하는 자체로,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뮤지컬배우 윤석원 인터뷰
뮤지컬 ‘무한동력’ 한원식 역의 윤석원(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도 (김)바다 나이 때는 연기를 잘하고 싶었어요. 그랬는데 지금은, 박지성 선수 인터뷰에서 얻은 깨달음이 있어요. 질문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박지성 선수가 ‘저는 유명인이 되기는 싫은데 축구는 잘하고 싶어요’라고 답했죠.”

이후 윤석원은 환멸을 느껴 떠나기도 했던 공연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맞았다. “내 안에서 답을 찾게 됐다”는 윤석원은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면 고민할 게 없어지잖아?…요즘 드는 질문이 이렇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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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장선재 김바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결국 그 해답은 저 였던 거죠. 이미지가 문제든 뭐든 제가 잘하면 당연히 쓰지 않을까? 이런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는 삶을 살고 있어요.”

 

 

◇똑똑한 오종혁·뒤를 생각하는 김바다, 괴짜 발명가 김태한·존재만으로도 원식 윤석원

“(오)종혁이는 ‘홀연했던 사나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함께 했는데 굉장히 똑똑한 배우예요. 무대에서 스스로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잘 아는 배우죠. 반면 바다는 뒤를 생각하는 배우 같아요. 마음이 가는 사람, 노래를 들으면 괜히 아프고 슬픔과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요. 마음을 아프게 움직이는 데 특화된 친구 같아요.”


윤석원의 극찬에 몸둘바를 몰라하던 김바다는 “(김)태한 선배님은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 느껴졌던 괴짜스러운 수자 아빠, 원식”이라고 설명했다.

“석원 형은 계산적으로 뭔가를 짜거나 이렇게 표현해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해야지가 아니라 그냥 거기 존재하고 있는 원식이에요. 형이 무대 위에 계시니까 제가 원식과 함께 선재로 존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석원·김바다의 무한동력, 우리·나라 그리고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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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한동력’ 한원식 역의 윤석원(왼쪽)과 장선재 김바다(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의 무한동력은 우리, 나라죠. 요즘은 그 생각 뿐이에요. 세상의 중심이 우리, 나라가 됐죠. 아이들이 있어서 고민들을 헤쳐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한 쌍둥이 아빠 윤석원은 “배우로서는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어요”라고 되뇌었다. 김바다는 “저의 무한동력은 버티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되게 싫어했던 말인데 요즘 좋아하게 됐죠.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군인들이 정치하고 학생들이 데모했을 때는 희망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하시곤 요즘 젊은이들에게 ‘버텼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당신들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으면 지금 세대들은 버텨주면 더 좋은 세상이 오지 않겠냐고. 그래서 제 무한동력은 버티는 거고 그 버티는 힘은 사람이죠.”

그리곤 “이 작품 끝나고 닭꼬치 집 친구들이랑 스페인으로 여행합니다”라는 김바다의 말에 윤석원이 다시 한번 “버텨”라고 응원을 보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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