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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정의선式 현대차 인사·채용 실험 '파장'

[e프리즘]

입력 2019-02-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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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최근 ‘뉴현대자동차’를 위해 추진 중인 인사 및 채용 실험이 재계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18일 재계와 채용 업계에 따르면 주요 10대 기업 가운데 현대차가 처음으로 채용방식을 기존 정기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바꾸면서, 다른 기업들도 오는 하반기 안으로 채용 방식 변경을 저울질 중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채용 방식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채용 시장이 요동칠 조짐까지 보이는 등 현대차의 채용 방식 전환은 업계 등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맞춤형 인재 선발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본사 인사부문이 관리하는 ‘정기 공개채용’에서 각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중심의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상하반기 각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기술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했다.

채용 방식과 함께 현대차의 인사혁신도 눈길을 끈다. 앞서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제철은 지난 15일 생산·기술 부문 담당사장 직책을 신설해 안동일 사장을 선임했다. 특히 안 사장은 현대차가 아닌 포스코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그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제철 설비와 생산 분야 전문가다. 앞으로 안 사장은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를 비롯해 생산·연구개발·기술품질·특수강 부문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정 수석부회장의 철강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동시에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연구개발 파트에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12월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정 회장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국내외 인재 수혈을 통한 인재중심 경영을 표방한 것으로 풀이 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자동차 사업과 함께 그룹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철강산업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과 함께 글로벌 업체 간의 경쟁이 격화하는 추세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이는 정 부회장이 올해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미중 간 통상분쟁 장기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 등 대내외 악재가 수두룩하지만, 자동차는 물론 철강사업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 해외 판매 실적 만회 등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와도 연결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정의선 체제를 확고히 다져놓은 상황이다. 그 전면에는 현대로템의 대표이사인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현대오트론의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대표 내정자 등이 나섰다. 여기에는 정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위주 인사 기조와 함께 미래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래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부문 강화가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전기 및 수소차 등 신사업 강화를 위한 고강도 조직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2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사드(초고고도미사일) 사태’ 등 이슈와 실적, 환경변화에 따라 수시로 인사를 통해 인재를 투입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면과제인 4차 산업혁명도 무시할 수없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일종의 선제적 대응 내지 선도경영 차원인 셈이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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