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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미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39살에 찾아온 기적이죠"

[人더컬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입력 2020-06-01 17:00 | 신문게재 2020-06-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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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
배우 전미도 (사진제공=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이 일이 힘은 드는데 금세 익숙해져. 근데 익숙해질 게 따로 있지. 우리 일은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3회에서 신경외과 교수 채송화(전미도)가 레지던트 안치홍(김준한)에게 건넨 조언이다. 채송화 역의 전미도(38)는 “송화가 환자들을 대할 때 진정성 있는 모습이 배우로서 작품을 책임감 있게 대하는 나과 비슷한 것 같다”며 이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발굴한 스타다. 매 작품 신인들을 내세웠던 전작들과 달리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등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을 기용한 신원호 사단은 유일한 새 얼굴로 전미도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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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미도 (사진제공=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전미도는 한국뮤지컬어워즈, 더뮤지컬어워즈 등 뮤지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뮤지컬계 스타다. 


배우 조승우가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배우”라고 언급할 만큼 빼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대중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었던 전미도를 택한 건 제작진에게도 배우에게도 일종의 모험이었다.

“14년 동안 공연하며 다양한 무대에 도전했어요. 하지만 장시간 무대에 서며 연기가 한정된다는 걸 느꼈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질책을 받더라도 부딪쳐 보고 싶다는 마음에 드라마 ‘마더’와 영화 ‘변산’에 출연하며 대중매체 연기의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때마침 신원호PD와 이우정 작가에게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1차 오디션 때만 해도 채송화 역할에 낙점될 줄 몰랐다. 몇 달 뒤 2차 오디션에서 만난 신원호PD는 전미도에게 여러 대본을 읽어보라 시킨 뒤 “미도씨와 작업하고 싶은데 드라마에서는 낯선 얼굴이라 어떤 역할을 줘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행운의 여신은 그때 움직였다. 전미도가 오디션을 본 줄 몰랐던 배우 조정석이 제작진에게 그를 추천했다. 뮤지컬 시상식에서 안면을 텄던 유연석도 2차 오디션을 보는 날 주차장에서 전미도를 만난 뒤 제작진에게 “평소 전미도의 팬”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전미도는 ‘99즈’의 유일한 홍일점인 채송화 역에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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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 채송화로 분한 전미도(사진제공=CJ ENM)

 

“채송화는 누가 봐도 멋있고 좋은 사람이라 과연 제가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됐어요. 하지만 음치인데다 식탐이 많아 먹을 것에 집착하는 엉뚱한 면모도 있죠. 저는 완벽한 사람이 많지 않을 뿐, 없다고는 생각 안해요. 더욱이 송화는 일할 때는 완벽하지만 사생활에서 허점이 많은 인물이죠.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무대 연기와 달리 드라마는 각자가 준비해온 연기의 합을 즉석해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촬영을 하면서 순발력과 유연성을 배워죠.”

화제를 모았던 ‘99즈’ 밴드의 베이스 연주를 위해 약 1년 동안 베이스를 배우기도 했다. 그는 “밴드 합주는 신세계”라며 “밴드의 재미를 느끼니 연습이 재미있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시즌1 촬영은 마쳤지만 ‘99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미도는 “드라마를 통해 배우들과 친해지면서 시간 날 때마다 짬짬이 만나 합주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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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미도 (사진제공=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밴드에서는 음치 보컬이지만 그가 부른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톱가수 아이유의 ‘에잇’과 동료 배우 조정석의 ‘아로하’까지 제친 결과다. 

 

2006년 가수 신효범이 부른 이 곡은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구십구년 일월 삼십일일”이라는 가사가 1999년 대학입시에서 만난 ‘99즈’의 사연과 맞닿아 떨어진다. 


“차트 1위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드라마 오디션에 합격한 것만큼이나 신기했죠. 처음 음원을 녹음할 때 제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조정석 오빠가 ‘촉이 오는데 좋은 반응이 올 것 같다’고 했는데 1위를 하니 가장 좋아해주셨어요. 뮤지컬 동료배우들도 모두 놀랐어요. ‘네가 뭔데 아이유를 이기냐’는 항의도 받았죠.(웃음)”

극 중 동기 이익준(조정석)과 레지던트 안치홍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던 채송화는 시즌1에서 누구도 선택하지 않은 채 속초분원으로 내려갔다. 전미도는 “송화가 익준과 치홍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사람이 좋다”며 “(치홍 역의) 준한이가 알면 섭섭할텐데”라고 씨익 웃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6개월 뒤인 2021년 시즌2로 돌아온다. 이미 배우들은 시즌2 출연을 결정한 상태다. 전미도는 그 사이 무대로 돌아간다. 이달 30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관객을 만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39살에 저를 찾아온 기적이죠. 나이도 많고 경험도 적은 제가 이렇게 좋은 멤버, 좋은 환경에서 드라마 주연을 맡을 수 있다는 건 천운이죠. 공연 때도 운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제 인생의 모든 운을 다 쓴 것 마냥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요. 내년에 시즌2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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