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주식 시장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 주주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적의 법인 혹은 개인이 국내 상장사에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는 45곳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45곳의 주주는 국내 상장사 111곳에서 5% 넘는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22일 기준 상장사 111곳에서 보유한 미국 주주의 주식평가액만 해도 27조7093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월 당시 조사된 18조1500억원보다 52.7% 증가한 평가액이다. 미국 주주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숫자는 지난 2016년 121곳보다 올해 10곳 정도 감소했지만 주식가치 영향력은 더 커진 셈이다.
미국 주주 중 국내 상장사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블랙록’으로 조사됐다. 해당 법인은 국내 상장사 11곳에서 5% 이상 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곳에서 보유한 지분의 가치만 해도 22조345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사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미국 주주 지분가치의 80.6%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지난 2016년 3월 당시만 해도 블랙록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 상장사 3곳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해 지분가치는 1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4년여 사이에 블랙록은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주식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달 6월 기준으로 블랙록은 한국 1위 기업 삼성전자 지분을 5.03%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에서 보유한 블랙록 지분가치만 해도 22일 기준 15조6203억원이나 됐다. 삼성전자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특수관계자 지분 포함)과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이어 블랙록이 세 번째로 높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이외에도 네이버(2조2364억원), 엔씨소프트(1조1787억원), 신한지주(8733억원), 포스코(8474억원), LG전자(5564억원), KT&G(5476억원), 에이치엘비(2241억원), 현대해상(1084억원) 등에서도 1000억원 넘는 주식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평가액과 달리 국내 상장사에서 5% 이상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주는 따로 있었다.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이하 피델리티)’가 주인공이다. 피델리티는 한국 상장사에서 5% 넘는 지분을 34곳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오뚜기 지분을 6.82%로 보유하며 지분 가치만 1419억원으로 평가됐다. 동국제약(9.99%) 1088억 원, 리노공업(6.32%) 1028억원 등에서도 1000억원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이다. 특히 피델리티는 광동제약, 대원제약, 환인제약, 경동제약, 쎌바이오텍와 같은 바이오 관련 주식 종목에서 5% 이상 지분을 다수 보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
중국 주주 중 국내 상장사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LG생활건강 지분을 6.2% 정도 갖고 있는 ‘티 로우프라이스 홍콩리미티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주주의 이달 22일 주식가치는 1조2263억원이었다. 이외 주식가치가 1000억원 넘는 중국 주주는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안방라이프 인슈런스코엘티디(3593억원), 키움증권 지분을 6% 정보 보유한 ‘제이에프 에셋매니지먼트 아시아퍼시픽 리미티드(1262억원)’, 코스닥 업체 SNK 최대주주 ‘주이카쿠(1037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미국 주주 중 82% 정도가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64% 정도가 ‘경영참가 목적으로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가 높아 대조를 보였다. 실제 이번 조사 대상 34곳 중 중국 주주가 최대주주인 곳은 14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