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비바100] 황하가 빚은 청동기 보물들, 코로나19 뚫고 한국 나들이…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문화공작소] 황하가 빚은 보물

입력 2021-09-27 18:45 | 신문게재 2021-09-28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ZhongueChengDongGiUntitled-1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회차를 거듭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유난히 잦았던 태풍 등을 뚫고 중국 고대 청동기 유물들이 한국을 찾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중국 상하이박물관과 공동주최하는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11월 14~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관)에는 하상주에서 한나라까지의 중국 고대 청동기 67점이 전시된다.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물질의 관계는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중국 황하문명 고대 청동기 유물에서도 감지된다. 중국에서 청동기가 본격적으로 제작된 기원전 4000여년 전 하나라부터 한나라까지의 유물들을 통해 “고대인들이 처음 사용한 금속기인 청동기가 중국에서 어떻게 처음 만들어졌고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다. 

 

ZhongueChengDongGiUntitled-4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청동기문화의 시작’ ‘신을 위한 그릇’ ‘권력의 상징’ ‘일상 속 청동기’ 4개부로 구성된 전시는 각각 청동기가 처음 유입됐던 하나라의 초기 청동기 및 제작방법과 국가적 제례를 위해 사용한 상나라 청동기, 신분제에 따라 제도화된 주나라의 청동 그릇들, 일상에서 쓰였던 춘추전국시대 청동기들을 아우른다.  

1928년 은허유적에서 3300여년 전 청동기가 대거 발굴되면서 안개 속에 싸여있던 상나라의 실체가 드러나고 황하문명에 대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중국의 초기 청동기는 신석기시대 룡산 문화의 구리 가공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시기의 유물들을 전시한 1부에서는 신석기시대 토기 모양을 본 뜬 세발 술잔, 고기를 삶는 세발솥, 술을 데우는 세발 그릇, 나팔 모양 술잔 등을 볼 수 있다.  

 

ZhongueChengDongGiUntitled-2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중 ‘과유’. '과' 자가 있는 손잡이 술통으로 앞뒤 모두 부엉이 모양을 하고 있다.(사진=허미선 기자)

 

2부에서는 신권국가로 전쟁, 민생, 자연재해 등 국가 중대사를 두고 왕이 신에게 제사를 지내곤 하던 상나라 당시의 ‘신을 위한 그릇’을 만날 수 있다. 

 

용, 동물얼굴, 매미, 소용돌이, 새, 파고 등 화려한 문양과 글씨가 새겨진 그릇들로 초기에는 술잔이 대부분이었지만 후기로 가면서 음식 그릇, 물잔, 악기, 손 씻는 물그릇 등 다양한 용도의 청동기들이 유행했다. 이 시기 그릇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과유’(戈脩)다. ‘과’ 글자가 있는 손잡이 술통으로 앞뒤 모두 부엉이 모양을 하고 있다. 

 

ZhongueChengDongGiUntitled-13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중 ‘물고기 모양 술병’(사진=허미선 기자)

주나라 때의 청동기는 권력의 상징이었다. 3부에서는 조리기구와 차림기, 악기 등 신분에 따라 사용방법도, 그 수도 달랐던 열정제도, 악현제도 등이 존재하던 시기의 청동기들을 만날 수 있다. 고기 삶는 세발솥, ‘과강’ 글씨가 있는 곡식 담는 그릇, 종, 북받침 등이 전시돼 있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철기의 등장으로 청동기 문화가 변화를 맞는 시기였다. 4부에는 무기, 공구 등이 철기로 대체되며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던 시기의 청동기를 만날 수 있다. 거북이와 봉황받침 박산향로, 물고기 모양 술병, 새모양 등잔 등 생활청동기가 전시돼 있다. 

ZhongueChengDongGiUntitled-12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중 ‘소극정’(사진=허미선 기자)

이 시기에 대해 오세은 학예연구사는 “생활청동기, 철기와 청동기가 접목된 형태를 볼 수 있다”며 “영원히 살고 싶은 마음, 신선세계에 대한 염원 등을 담아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했는데 청동기 형태로 만들어 파서 문양을 새겨넣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세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를 ‘소극정’이라고 꼽았다. 기원전 10세기 말 서주 효왕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극정은 고기를 삶는 세발솥의 하나로 상하이박물관의 대표 유물이다. 

 

1890년 한 농부가 땅을 파다 120점의 청동기를 무더기를 발견했는데 그 중 소극정 7점도 포함돼 있었다. 문화재를 팔기 위해 서안으로 가던 농부는 처벌을 당할까 두려워 버리고 도망쳤던 일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재미는 한국 청동기 문화와의 비교·관람이다. 중국의 청동기 전성기는 기원전 11세기, 한국은 3, 4세기다. 

한국이 비파형 동검 등의 동검류와 공구 중심으로 청동기가 발달했다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중국 남방 황하지역은 그릇, 일상용품 등이 대부분이다. ‘청동’이라는 재료만 같을 뿐 제작방식, 쓰임새 등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에 대해 오세은 학예연구사는 “황하를 중심으로 북방과 남방의 극명한 문화적 차이를 볼 수 있다”며 “남방인 황하강 유역은 아연, 납, 주석, 구리 등이 많이 생산됐지만 동북지역은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ZhongueChengDongGiUntitled-8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에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도입돼 이해도와 재미를 높인다(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현재는 물줄기가 바뀌었지만 황하를 중심으로 성안, 하남, 성서, 정주 등은 비옥한 땅과 평야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이같은 환경이 청동기를 엄청나게 발전시켰다”며 “반면 대부분이 산악이었던 북방지역은 이동량이 많아 무거운 청동기 용품들이 적합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불상도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한국과는 명칭, 용도, 제작방식 등이 전혀 다른 중국 청동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들이 동원됐다. 만화, AR, 터치 스크린, 디지털매핑 등 다양한 IT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들이 이해도와 더불어 재미를 끌어올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ZhongueChengDongGiUntitled-7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ZhongueChengDongGiUntitled-5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ZhongueChengDongGiUntitled-3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ZhongueChengDongGiUntitled-6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ZhongueChengDongGiUntitled-10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ZhongueChengDongGiUntitled-11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展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