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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화끈한 악동 페리, 이번에도 색깔은 확실했다

입력 2018-02-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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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yyuu
UFC 마이크 페리(페리 페이스북)

이번에도 색깔은 확실했다. 마이크 페리(26,미국)가 지난 25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 센터에서 벌어진 UFC on FOX 28(UFC Fight Night Orlando)에서 고배를 마셨다. 맥스 그리핀(32,미국)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힘도 써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그리핀과의 승부는 페리 입장에서 매우 중요했다. 한창 상승세를 타던 페리는 직전 경기에서 패배를 당하며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였다. 자칫 그리핀전까지 내줄 경우 첫 연패에 빠지며 안 좋은 상황에 몰릴 수 있었다. 다행히 그리핀은 큰 난적으로 평가받지는 않았다.

직전 경기에서 엘리제우 잘레스키 도스 산토스(31,브라질)에 패한 것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1승 2패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페리 입장에서는 그리핀을 밟고 올라가야했다. 하지만 승리는커녕 무기력하게 그리핀에게 패해 향후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페리는 콜비 코빙턴(30,미국) 등과 최근 UFC 웰터급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만만치 않은 기량과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특유의 악동 기질로 전형적인 아메리칸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옥타곤 안팎을 가리지 않고 흥미를 주는 유형으로 유명세를 탔다.

UFC 데뷔전에서 임현규를 때려눕히기도 했던 페리는 호불호가 확실한 선수다.

특유의 묵직한 돌주먹을 앞세워 화끈하게 상대를 때려눕히는 넉아웃 머신이지만 판정으로 가면 늘 결과가 좋지 않다. 이를 입증하듯 그는 그리핀과의 경기 이전까지 11승 2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승리한 경기의 전부를 KO 혹은 TKO로 장식하고 있었다. 반면 판정까지 갔던 2경기는 모두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그리핀전까지도 판정으로 내줘 이 같은 승패공식(?)은 이어지고 있다. 뚜렷한 극과 극 경기력을 보여 주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모습은 ’모 아니면 도‘다. UFC 파이터 중 이정도로 색깔이 뚜렷한 경기 내용과 결과를 보여줬던 선수도 드물다.

소문난 악동답게 페리는 그리핀과의 계체량 현장에서도 무례한 기질을 드러냈다. 기습 태클을 들어가는 동작으로 트레이닝복 바지를 벗기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그리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페리는 이를 보고 깔깔댔고 그리핀 역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페리의 기세는 옥타곤에 들어선 순간 보기 좋게 끊어지고 말았다. 그리핀은 이전에 페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선수들의 운영방식을 참고하고 온 것처럼 보였다. 페리는 작은 타격을 거의 쓰지 않고 강하게 치고받는 싸움에 강하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바로바로 데미지를 주려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리핀은 옥타곤을 넓게 쓰며 리치를 활용해 점수를 따가며 장기전으로 승부를 몰고 가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페리가 들어오려는 순간마다 짧고 정확한 앞손 공격을 적중시켰다.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자 페리의 리듬은 자꾸 깨졌다. 장기인 라이트를 셋업할 타이밍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답답해진 페리는 케이지 구석으로 몰아서 거리를 좁히려했으나 그리핀은 부지런히 사이드 스탭을 활용해 좀처럼 난타전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자 페리는 페이스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리핀은 꾸준히 페리의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주며 라이트가 터질 기회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답답해진 페리는 테이크다운을 적극적으로 섞어봤으나 펀처스타일인 그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3라운드 들어 맹공을 가하면서 좋은 펀치도 몇 차례 들어가는 듯 했으나 후속타 부재로 인해 그리핀의 기동력을 잡아내지 못했다. 불주먹 페리의 화끈한 화력이 물처럼 차분했던 그리핀에게 잠식당한 경기였다.

페리는 스텝을 잘 활용하는 중장거리 패턴에 제대로 약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앞으로 페리를 상대할 선수들 역시 이를 공략할 것이 분명하다. 페리로서는 여기에 대한 보완책 및 단조로운 공격옵션의 강화가 과제로 남게 됐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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