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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단 질’…은행, 통폐합 속 이색점포로 승부수

입력 2020-01-22 04:35 | 신문게재 2020-01-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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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시중은행들은 점포 통폐합을 가속화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말 시작한 오픈뱅킹으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은행 점포는 올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들은 점포는 줄어도 복합점포나 이동점포 등 특화점포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점포 89개를 통폐합한다. 이 중 절반 가량인 47개의 점포가 서울에 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에 가장 많은 점포를 둔 KB국민은행의 통폐합 규모(37개)가 가장 크다. KEB하나은행은 35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7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31일 2곳, 이달 17일 1곳 등 총 3곳의 점포를 없앴다.

그간 은행들은 꾸준히 몸집을 줄여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5년새 은행 점포 수는 650곳 넘게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3분기 7589곳이었던 은행 점포수는 지난해 2분기 6931곳으로 658곳 줄었다. 1년마다 평균 130여 곳씩 사라진 셈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인터넷·모바일뱅킹 확산으로 영업점 방문자 수가 해마다 급격히 줄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모든 금융회사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오픈뱅킹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대면 거래’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점포수를 줄여야 하지만, 무작정 없앨 수는 없다. 점포수를 줄일 때 기존 인력을 활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데다 고령자와 같은 금융취약계층을 위해서라도 점포 문은 열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해 은행들은 ‘양보다 질’로 점포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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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KEB하나은행 컬처 뱅크 내부 전경, 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1층. (사진=각 사)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의 복합 문화공간인 ‘컬처뱅크’가 있다. 컬처뱅크는 카페, 서점을 비롯해 각종 공예 작품의 전시 및 판매, 유명 작가 및 감독 초청 토크 콘서트,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 등 은행과 문화콘텐츠가 어우러진 점포를 추구한다. 지역 주민이 언제든 찾아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하나은행의 목표다.

국민은행은 이색 지점으로 ‘서초동종합금융센터’를 선보였다. 1층 카페 뒤편에는 송금·이체 등 간편업무를 담당하는 상담 창구 3개만 있다. 2층에는 부스 형태의 상담 창구 7개가 있다. 이곳은 고객 프라이버시를 위해 마련한 곳이다. 3층도 프라이빗뱅커(PB) 상담 공간으로 쓰인다. 전통 한국 가옥처럼 내부를 꾸몄다. 4층은 전문적인 금융 세미나와 문화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라운지’와 세무, 부동산 등 전문적인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관리자문센터’가 있다.

최근 BNK부산은행도 특화 지점 개설에 나섰다. 부산은행은 지난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래형 디지털 뱅킹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래그십 지점 설립‘ 업무협약을 했다. 이를 통해 MS는 부산은행이 추구하는 디지털 기반 미래점포의 공간구성 및 활용 노하우를 전달하고 플래그십 지점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도 공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는 은행과 카페, 편의점, 빵집 등이 결합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 소도시에서는 여전히 1000만원 전세 대출을 받기 위해 한 시간을 걸려 은행 지점을 찾아오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당장 지방에는 어렵지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점 줄이기와 이색 지점 확대는 동시에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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