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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밥상물가 상승?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

입력 2020-02-23 15:00 | 신문게재 2020-0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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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채소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산 농산물의 수입량이 줄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채소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경기가 죽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데다, 베트남산이 중국산을 빠르게 대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산 농산물 수입량은 10만1052t으로 전년 동월(16만9404t) 대비 약 67% 감소했다. 중국산 김치는 2월 10일까지 잠정 수입량이 274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9% 줄었고 당근도 2월 10일까지 잠정 수입량이 573t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1.8%나 떨어졌다.

코로나로 인해 중국 내 운송 등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당근 등 세척공장들도 한동안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 추세라면 올 2월 중국산 농산물 수입량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채소 가격은 올라가지 않고 도소매 모두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저장성이 없는 채소의 경우 수입이 줄면 물량 부족으로 소매가격이 빠르게 상승하지만 이번에는 가격 추세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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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농산물유통센터)

 


실제 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 농산물유통 소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1일 배추 한포기(상급)의 가격은 4356원으로 국내 코로나 확진자(1월 20일)가 나오기 전인 1월 2일보다(4584원) 가격이 4.97% 떨어졌다. 당근도 무세척 1㎏ 가격이 21일 기준 4098원으로 1월 2일 4238원보다 하락했다. 이 밖에 무는 평년 대비 약 34%(2/9일 농식품부 기준), 깐마늘 40%, 대파 38% 가량 떨어졌다. 


채소류의 도매가격도 하락했다. 배추의 21일 기준 도매경매가격(강서도매시장 기준)을 보면 배추 10㎏ 한망의 가격이 9750원으로 1개월 전 1만16원보다 되레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외식 경기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채소 물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당들이 채소 주문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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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농산물유통센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에 외식이나 회사의 회식이 줄어 음식점의 식 자재 수요가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것이 전체적인 농산물 수요도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산 대신 국내산이 아닌 베트남산이 중국산의 빈자리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월 1~10일 베트남 당근의 잠정 수입량은 1437t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5.6% 증가했다. 베트남산 채소 전체의 잠정 수입량도 10일까지 86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t보다 12배나 급증했다.

다만 중국산 김치는 식당 사용 비중이 90%가 넘고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제품도 없어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실제 온라인 도매상 전용 사이트에서 1만 2000~3000원에 거래되던 중국산 김치(10㎏)는 지난 21일 기준 1만5000~1만6000원으로 2000~3000원 가량 올랐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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