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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라스베이거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BTS 때문이지

[Hot People]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라스베이거스'

입력 2022-04-11 18:00 | 신문게재 2022-04-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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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1)
9일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아닌 BTS 때문이지.”

작가 생택쥐페리가 21세기에 ‘어린왕자’를 썼다면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를 이같이 서술하지 않았을까. 사막 위에 지어진 황금빛 관광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을 맞아 보랏빛 BTS시티로 탈바꿈했다. 

섭씨 33도 뙤약볕에도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기다림을 마다 않는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들은 흡사 ‘어린왕자’ 중 길들여지기를 원하는 여우를 연상케 했다. 관광이 주요 수입원이었던 터라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도시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20만 아미들에 힘입어 ‘포스트 팬데믹’에 접어든 듯 활기를 띤 모양새다. 


◇한글로 쓴 “사랑해”…BTS “라스베이거스는 사막의 기적, 아미는 우리의 기적”

 

BTS_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 외경 (2)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사랑해 감사합니다.” “BTS는 아미에게 용기를 줍니다.” 

한글로 또박또박 적은 플래카드가 전광판을 가득 채웠다. 안경을 낀 긴 노란머리 소녀의 수줍은 표정이 전광판에 잡혔다. 젊은 아미만 있으란 법은 없다. “나이든 사람도 BTS를 사랑합니다”라는 영문 플래카드를 든 장년의 아미, 태극기를 든 아미, 자국 국기를 든 필리핀 아미…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표현방법도 모두 다르지만 방탄소년단을 향한 애정만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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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9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LAS VEGAS) 공연은 세계를 주름 잡는 월드스타와 이들을 향한 팬덤의 든든한 애정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온라인 콘서트, LA소파이 스타디움, 잠실 주경기장에 이어 벌써 네 번째 열리는 동명의 콘서트다. 하지만 공연이 열리는 도시의 분위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텐션에 따라 같은 월드투어, 같은 세트리스트라도 공연의 질감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5)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전경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사막 한가운데서 발견한 우물마냥 갈증을 씻어 내렸다. 팬데믹 이후 첫 대면 콘서트였던 LA 소파이 스타디움 콘서트가 오미크론 확산의 기로에서 긴장을 불어넣었고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콘서트는 거리두기, 함성금지로 반쪽짜리 공연이었던 데 반해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한층 긴장이 완화된 모양새였다. 이전 공연과 달리 마스크 착용이 권고사항인 터라 팬들도 다소 느슨해 보였다. 

온라인을 통해 수차례 공연을 접했던 아미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연의 열기를 보탰다. 멤버들의 완벽한 군무에 맞춰 후렴구를 연호하는 박자감을 자랑했고 공연 중간 암전 타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국식 파도타기로 즐기는 모양새였다.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
9일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멤버들 역시 아미와의 만남에 벅찬 감동을 털어놓았다. 제이홉은 “BTS와 아미가 만나면 사막도 바다가 된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다”고 했고 진은 “아미 여러분이 방탄소년단의 건전지”라고 평했다. 슈가는 “팬데믹으로 얻은 교훈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을 컨트롤하려는 순간 힘들어진다는 것”이라며 “바람가는 대로 물가는 대로 여러분과 함께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RM은 “라스베이거스는 사막의 기적이라고 하는데 아미는 나의 기적”이라며 “15살 때 아버지와 처음 온 미국 여행이 라스베이거스였다. 당시 음악을 포기하고 학업에 몰두하려고 했는데 다시 이 무대에 돌아오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며 첫 라스베이거스 무대를 함께 꾸며준 아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미들을 모셔라! 사진전·팝업스토어까지…테마파크로 변신한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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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사진제공=빅히트뮤직)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 도심은 아미들을 위한 거대한 보랏빛 BTS테마파크로 변신했다. 도시 곳곳에 방탄소년단이라는 슈퍼IP를 활용한 놀 거리, 즐길 거리가 마련돼 팬들을 유혹했다. 레이디 가가, 존 레전드, UFC경기 전광판 가운데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알리는 대형 전광판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붙들었고 보라색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아미들이 거리 곳곳을 누볐다. 세계 3대 분수쇼로 불리는 벨라지오 분수는 정각마다 ‘다이너마이트’와 ‘버터’에 맞춰 20m의 물기둥을 뿜는 쇼로 사막의 열기를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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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사진제공=빅히트뮤직)

 

얼리전트 스타디움 인근 아레나 15에서 마련된 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와 인근 팝업스토어는 대형 건물 2개를 통째로 임대했다.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기 전, 민낯으로 땀 흘리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진지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멤버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 관객들은 전시장 문이 열리기 전부터 ‘오픈런’을 위해 긴 줄을 섰다. 입장료는 25달러, 스페셜 사진엽서가 구비된 티켓의 가격은 38달러다. 하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7일 하루 동안에만 4800명이 이 사진전에 다녀갔다. 입장권은 4만장 가까이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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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인근 굿즈 판매대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인근 팝업스토어의 ‘오픈런’은 더욱 경쟁이 치열했다. 이곳은 방탄소년단의 노래 속 세계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팬들만의 놀이터다.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속 사막과 빨래방, ‘다이너마이트’ 속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LP숍 등 방탄소년단에 대해 아는 만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에서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즐긴 이들이 나서자마자 마음껏 지갑을 열 수 있는 굿즈 판매대도 마련됐다. 스콧 맨슨 하이브 아메리카 사업대표는 “저스틴 비버와 카니예 웨스트도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지만 이 정도 규모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와 함께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한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의 크리스 발디잔 부사장은 “라스베이거스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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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사진전 ‘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사진제공=빅히트뮤직)

 

현지 언론 역시 아미들의 라스베이거스 점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폭스5 베이거스TV는 “방탄소년단이 라스베이거스를 점령했다”고 보도했고 라스베이거스 KLAS TV도 “아미가 움직이자 도로가 마비됐다”고 공연장 인근 교통체증 소식을 전했다. 업계는 지난해 LA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이 티켓 매출만 400억원에 달했던 만큼 20만 아미가 도심 곳곳을 즐기는 이번 프로젝트의 예상 경제효과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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