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따뜻한 봄, 야외활동 중 응급상황 대처방법

입력 2023-04-25 12: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응급의학과 고동완 센터장
고동완 윌스기념병원 응급의학과 센터장

날씨가 따뜻해지고 야외로 나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야외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과 이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봄철 야외활동의 증가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는 첫번째로 ‘골절’이다. 골절은 외부의 힘에 의해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것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2022년) 2월 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4만7천여명이었지만 3월에는 35만9천여명, 4월은 38만7천여명, 5월에는 42만4천여명으로 증가하면서 봄철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남을 알 수 있다.

등산을 하다 미끄러지거나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을 때 등 여러 경우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외부 충격에 의해 몸에 통증이 생긴 경우, 통증 부위를 손으로 살짝 눌러도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해당 부위가 붓고 멍드는 경우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전동식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에 의한 사고가 굉장히 많이 늘고 있는 요즘 이러한 사고는 기전이 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골절뿐 아니라 비장파열, 방광파열 등 내장기관 손상 생기는 위험한 상황도 있다.

사고가 일어나면 119에 신고가 우선이고 빨리 응급실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친 부위의 피부가 찢어져서 피가 난다면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감싸고 수상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목으로 고정해야 한다. 부러진 뼈 끝이 신경이나 혈관, 근육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다친 곳을 건드리거나 옮기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로 야외 활동 시 벌레나 곤충에 물릴 수 있다. 야생 참진드기에 의해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지난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는 총192명 발생했는데 발생 시기가 4월부터 11월 사이였다. 이 질병은 치사율이 30%에 달하며 백신이 없는 SFTS는 물리게 되는 참진드기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약 2주안에 고열과 구토, 설사, 근육통 증상을 호소하는데 심할 경우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이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진드기 중에서 0.5% 정도만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린 경우라도 꼭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위에서 설명한 증상(발열, 구토, 설사, 근육통)이 있을 경우 반드시 병원 응급실로 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날이 풀리는 봄부터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야산이나 풀밭에서는 되도록 소매가 긴 웃옷과 긴 바지를 입고 돗자리에 앉아야 하며 곤충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집에 돌아온 후에는 즉시 샤워를 하고 옷은 바로 세탁해야 한다.

세 번째로 산이나 들로 나서면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벌이다. 특히 꽃이 피는 5월에는 더욱 벌 쏘임에 유의해야 한다. 벌에 쏘이면 쏘인 부위가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대개 이런 증상이 있다가 며칠 뒤 호전된다. 벌침이 남아있다면 손으로 벌침을 잡기보다는 신용카드 모서리로 쏘인 곳 주변을 살살 긁어내 듯 밀어서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위는 찬물로 깨끗이 씻고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이다. 벌에 쏘인 후 짧게는 수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내에 얼굴 부종, 어지러움, 호흡곤란, 흉부불편감, 구역, 구토, 식은땀, 의식저하 등의 쇼크 증상이 올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아낙필락시스(알러지 전신반응)라고 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즉시 119에 신고하여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벌에 쏘이면 된장을 바르라는 민간요법이 전해지고 있지만 의학적 근거가 없고, 자칫 2차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하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밝은 색조나 향수, 음식 냄새는 벌의 주의를 끈다. 벌레가 많은 야외에 나갈 때는 밝은 색상의 옷이나 향이 강한 향수는 피해야 한다.

네 번째로 야외활동 중 봄철부터 주의해야 하는 것이 뱀 물림이다. 우리나라 독사에는 네 종류의 독사가 있는데 세종류의 살모사류와 한 종류의 유혈목이 있다. 현재 살모사 세종류에 대한 해독제는 있으나 유혈목은 해독제가 없다. 모든 뱀에 물린 경우 독사와 독사가 아닌 경우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뱀에 물린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검사와 처치를 받아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 입으로 독을 빨아내려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러한 행동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입 안의 세균이 물린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다. 또한 입안에 상처가 있을 시 치료자 또한 독이 퍼질 수 있어 위험하다.

뱀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에서 5~10cm 정도 위쪽, 즉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전신에 퍼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이때 피가 통하지 않을 만큼 세게 묶으면 괴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손가락 한두개가 들어갈 정도로 가볍게 묶어야 한다. 그리고 술을 먹거나 알코올을 뿌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혈액 순환이 빨라져서 뱀 독이 몸에 빨리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가급적 빨리 병원에 옮겨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뱀에 물렸다고 사망하는 경우는 현재는 거의 없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내원하면 된다.

 

고동완 윌스기념병원 응급의학과 센터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