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명의칼럼

[명의칼럼] 틱 장애로 고통 받는 아이, 치료 첫 단계는 '체력단련'

입력 2023-05-02 07:00 | 신문게재 2023-05-02 14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이종훈 원장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키가 크고 마른 편인 초등학교 2학년 남자 아이가 6개월 전부터 코를 들이마시는 음성틱이 지속된다며 진료를 왔다. 음성틱 증상이 저녁에 심해지고 특히 잠을 자기 직전까지 끊임없이 ‘흠흠’ 소리를 내며 코 들이마시기를 한다고 한다. 환절기에는 비염이 있어 코가 답답할 때가 있다고 했지만 비강 내시경으로 코를 보니 깨끗하고 콧물, 기침, 가래 같은 기타 호흡기 증상이 전혀 없으므로 현 증상은 비염이 아니라 틱으로 보였다.


이 아이는 신생아부터 18개월까지 자다가 잘 깨고 깰 때마다 놀라서 우는 편이었으며 추위를 탄다고 했다. 변은 약간의 변비가 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친구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며 기다렸다가 뒤에서 따라가는 타입의 성격이라고 한다. 평소 겁이 많고 불안감도 높은 편이다. 맥은 가늘고 약한 편이었다. 그런데 진료 상담 중 관찰해보니 아이의 엄마도 끊임없이 눈을 깜박이는 틱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틱 장애는 유전이 여러 원인 중 하나로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일단 틱 장애로 진단하고 치료에 접근하게 된다.

무엇보다 틱 장애 같은 정신과적인 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체질과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같은 증상이라도 그 사람의 체질과 성격에 따라 다른 처방이 나가기 때문이다. 이 아이의 성향을 살펴보면 소위 ‘음’적인 성향이었다. 교우관계에서도 주도적이기보다 따라가는 쪽이 많았고 평소 잘 느끼는 감정도 겁이나 불안 같은 음적인 감정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찾아 치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아이의 체력이다. 아이의 체력이 약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틱 증상은 반드시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아이는 키는 컸지만 근육량이 부족하면서 아이답지 않게 추위를 탔고 맥도 일반적인 틱 장애에 잘 보이는 긴장되며 가늘고 약한 맥을 나타냈다. 이런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의 체력에 대해 말해주지 않아도 진료를 통해 체력이 약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아이에게 맞는 ‘맞춤 틱 치료 처방’을 찾아낼 때도 당연히 체력을 1순위로 고려하게 된다.

이럴 때 체력을 올려주는 대표적인 한방 처방이 ‘시호계지탕’이다. 이 처방은 소시호탕과 계지탕을 합한 처방으로, 마르고 추위를 타며 약한 사람이 예민하고 긴장된 상황에서 피로감을 호소할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한약이다. 아이들마다 체력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처방이 필요한 기간도 달라지지만, 대개 2~3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틱 증상이 없어지고 체력도 동시에 좋아지게 된다.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