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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건축은 소통으로 빚는 예술… 건축주와 원팀 돼야"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김경민 토담여기건축사무소 대표

입력 2021-05-10 07:20 | 신문게재 2021-05-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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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이라는 분야는 그만큼 복잡하고, 무궁무진한 관계의 연속이다. 건축주가 소통이 잘 되고, 건축물이 세워지는데 끝까지 신경을 쓰겠다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건축사라면 믿어볼 만하다”


김경민 토담여기건축사무소 대표는 건축에 대한 꿈을 키우며 홍익대학교에서 건축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그리고 그는 2013년 본인의 사무실을 오픈하고 새롭게 건축사로써 2막을 시작했다.

건축은 건축물의 절묘한 공간조합과 미적인 아름다움은 건축설계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저마다의 기준에서 모두가 추구하고자 한다. 김 대표는 이 점에 매료되어 건축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에도 건축설계에 임한지 10년은 더 되었지만, 설계 분야만 따지고 보면 새내기나 다름없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스스로 나름의 산전수전을 겪어왔지만 지금도 늘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한다.

건축이라는 분야는 그만큼 복잡하고, 무궁무진한 관계의 연속이며 설계분야에 국한해서 보더라도, 서로 비슷한 컨디션의 땅이라도 비슷한 내용과 형태의 설계를 앉힐 수 있는 경우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이 상황을 그 실현(시공)까지 이어가본다면 매번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의 성향도 천차만별이다.

그는 전문가라고 불리는 본 건축사에게도 이렇게 느껴지데 평생 처음 건축프로젝트를 접하는 건축주들은 더욱 험난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최근 이런 건축주들을 위한 소개, 교육을 하는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심지어 본인도 조합에 소속되어 간혹 건축주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 건축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설계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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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토담여기건축사무소 대표

김 대표는 이런 변수가 많은 건축 사업에서는 원칙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의 원칙은 법도, 도덕적인 그 무엇도 아니다. 바로 ‘설계도면’이다. 건축의 모든 것은 여기서 출발한다. 시공자도 감리자도 설계도서라는 태두리 안에서 기준을 세우고 일을 한다. 이 원칙이 부실하면 진행하면 할수록 난관에 부딪친다. 그리고 모든 진행사항은 이 설계도서가 제시하는 방향 안에 있어야 한다. 간혹 설계도서를 ‘참조’해서 건물을 만들어내는 현장이 있는데, 부실과 하자의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아주 높다. 아니, 그냥 부실이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설계도서는 현장에서의 시공자혼선을 최소화시켜주고, 감리자에게 그 원칙을 확고히 하게 해준다.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부분은 말할 것도 없다. 까다롭게 많은 사항을 짚어주는 설계도서는 건축주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공사에게도 도움이 된다.

물론 완벽한 설계도서라는 것은 만들어내기 힘들다. 그렇다하더라도 오류를 최소화하고, 재료, 공법선정에 최선을 다해 설계자는 고심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설계자는 건축주, 시공자, 감리자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소규모 건축사업의 경우에는 더욱 이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본인은 소통하면서 설계에 관한 많은 전문적인 지식을 배운 부분도 있다. 시공, 감리로 부터도 배울 점이 있고 건축주로부터도 배운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 예비 건축주들에게 많이 듣는 질문은?

김 대표는 최근에 기회가 있어 소규모 건축사업의 계약에 관한 사항들을 예비 건축주들에게 몇 회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은 “도대체 어떤 설계자와 계약해서 일을 시작해야 하나요?”라는 것이다. 난감한 질문이다. 본인이 설계 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떤 설계자가 건축주님에게 좋습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답이 나오질 않는다고 한다.

본인도 선택되어지고 싶어 부단히 노력중인 것도 있겠지만, 유명한 건축가? 경험이 많은 건축가?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드는 건축가? 모두 정답은 아니다. 건축은 유명하고 경험 많고, 설계비가 비싼 건축가라고 해서 그 프로젝트가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유명하지 않고도, 경험이 없는 것 같아도, 실력 있는 건축가는 분명히 있다. 아니 많다.

최근에 그가 드는 생각은 “건축주 본인과 소통이 잘 되고, 건축물이 세워지는데 끝까지 신경을 쓰겠다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건축사라면 믿어볼 수 있겠습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김 소장은 그런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래야 결과물이 좋아진다는 믿음이 있다. 같이 일을 하는 직원들에게도 소통과 책임감 보여주기는 항상 강조하고 있다.

또 자신에게 맞는 좋은 설계자는 공부하는 건축주가 ‘만드는’ 것도 있다. 설계자와 소통의 수준을 건축주 스스로 높여나가는 것이다. 디자인, 기술적인 부분 모두 건축주의 지식수준이 높을수록 설계자도 그에 맞게 대응하고 그 부분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는 여지가 커질 수 있다.



◇ 전 재산 투입해서 짓는 내집…건축 주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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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토담여기건축사무소 대표

김 대표는 건축주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냥 알아서 잘 지어주세요”라는 말은 결국 건축주에게 칼날이 돼 돌아올 수 있다. 또 건축주 자신을 위해 설계자나 시공사 수익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건축 현장과 건축주의 상황에 부합하는 설계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건축주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시공사를 싸워야 할 대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공사와 건축사는 자신의 건축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원팀’(one team)이며,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소통해야 하는 대상이다. 특히 시공사나 건축사 등 특정 전문가의 의견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일생의 가장 큰 기쁨이 되어야 할 ‘내 집, 내 건물 짓기’가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설계비를 협의할 때는 건축주와 설계자가 어떤 교감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어떤 단계가 있는지, 그리고 시공 시 문제가 없는 결과물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산정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설계비 산정에 관한 기준들도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개인 건축주들은 평생 동안 모은 자금으로 집이나 건물을 짓기 때문에 실패해서는 안 된다. 내 집을 짓는데 좋은 설계자는 비용이 싸거나, 혹은 비싸지만 유명세가 있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고 결국 준비가 잘 돼 있는 건축주가 좋은 집을 짓는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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