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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육아 앞에 장사 없어요… 에너지 80%만 쏟으세요"

[맘 with 베이비] 개그맨서 '육아 전도사'로 제2의 전성기 이정수
“완벽하진 않아도 지금 삶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지 않나요?"

입력 2022-05-10 07:00 | 신문게재 2022-05-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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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가 한창 전성기였을 때 “내가 누구게?”로 시작해 “분위기 다운되면 다시 돌아온다”며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사라졌던 ‘우격다짐’ 코너의 개그맨 이정수. KBS 공채 17기로 2002년 방송에 입문한 그는 유명 개그맨으로 인기를 굳혀갈 무렵인 2003년 갑자기 배우로 전향한다. KBS 2TV의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 2’에 고정출연하며 연기경력을 쌓았다.

 

2009년 11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오랜 만에 무대에 서는 듯 했지만 얼마 안 가 프로그램이 폐지되자 다시 연기 세계로 돌아갔다. 결혼 소식이 전해지더니 언제부턴가 그는 주부작가와 블로거, 유튜버, 강사, MC, 라디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변신한 것이다.

 

최근에는 글 쓰는 재능을 살려 에세이 작가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는 대한민국 최고의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의 메인 MC로 시작부터 함께 하며 육아 맘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두 딸의 아빠인 육아대디이자 인기 블로거, 작가로 바쁘게 살아가는 그를 만나 삶과 육아 등에 관해 들어봤다.

 

 

- 먼저 요즘의 근황에 대해 전해주시지요.

“요즘은 주부작가로 육아와 글쓰기를 병행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사실 1년 전만 해도 주부에서 작가로 확 넘어갈 수 있었는데 둘째가 태어나면서 다시 주부작가 반반이 된 거죠. 그래도 멈추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방송활동을 하면서 또 다른 책을 위한 구상과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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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씨는 K 클래스 출범 때부터 메인 MC를 맡아 육아맘들과 가족과 육아 등에 관해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 인기 절정이었을 때 돌연 연기자로 전환했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요.

“당시 코미디언의 서열문화와 정서적 외로움 등으로 많은 고충을 겪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을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코미디언도 기본적으로 연기가 바탕이 되는 일이기에,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이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도전이라기 보다는 도피였던 것 같아요. 그런 감정으로 연기를 시작했었고, 아주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 지금은 연예인이나 일반인들도 멀티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당시만 해도 모험이었지요. 대중의 관심도 식으며 슬럼프가 왔을 거라 봅니다. 이를 극복한 계기가 무엇인지요.

“슬럼프라기 보다는 저에 대해 냉정하게 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슬럼프라는 것은 충분한 실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뜻대로 되지 않을 때를 말하는데, 저는 당시에 실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죠. 그러고 나니 제 위치가 어디쯤인지 인지했고, 그에 맞는 대우를 기대하며 천천히 저를 채찍질하며 끌어올렸던 것 같습니다.”


- 첫 번째 책이 결혼에 관한 에세이였습니다. 아내분과의 러브스토리를 듣고 싶습니다.

“진짜 운명 같은 만남이었습니다. 제가 본의 아니게 ‘웃찾사’에 잠시 발을 담근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떤 수확도 못 이룬 상태였죠. 그런데 당시에 함께 작업을 했던 작가가 절 좋게 보고 소개를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만난 것이 현재의 아내였는데, 마치 소개팅을 위해 웃찾사에 갔던 것처럼 그 후 푹 빠지게 됐습니다. 연애를 이어가다가 잠시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때는 제가 신앙이 생기기 전이었습니다. 헤어진 사이에 제가 하나님을 만나게 됐고, 제가 얼마나 잘못되게 살아왔는지 알게됐습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지었던 죄들이 떠올라 용서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할 즈음에 아내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고,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거죠. 그렇게 결혼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지인의 이혼을 목격하고 뭔가 제가 행동해야 한다는 결심을 했죠. 그렇게 첫 번째 책이 나오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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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씨가 신작 <어이쿠, 오늘도 행복했네>를 통해 ‘만족하는 삶’에 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남겼다.

 

- 최근에는 ‘육아대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빠 입장에서 느낀 육아의 고충과 자신만의 육아 팁에 관해 알려주시지요.

“육아 시장이 엄마들이 기득권자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끼기가 힘들었습니다. 우리 애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친해진 친구가 있으면 다시 만나기 위해 연락처를 물어봐야 하는데, 이게 잘못하면 오해사기 좋으니까요. 다행히 저는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이 있어 좀 수월하긴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방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육아팁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80%의 에너지로 육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최고의 팁인 것 같습니다. 우리 민족은 원래 몸도 마음도 120% 쓰는 특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육아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러니 밤만 되면 애 보면서 반성하고 다짐하는 겁니다. 그냥 내 일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세요. 그래야 아이에게도 잘해줄 수 있습니다. 지치면 천사도 악마로 변할 수 있습니다.”


- 수많은 인기 육아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 적이 있을까요?

“사실 그리 욕심을 내진 않습니다. 솔직히 방송이라는 것이 관심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제 실상과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질 때도 있거든요. 대신 부와 명예를 얻을 수는 있죠. 그런데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해서, 그 어떤 부와 명예를 준다 해도 지금과 바꾸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꾸며야 하는 방송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 최근 신간에서처럼 긍정적인 메시지를 K클래스를 통해 만날 예비맘, 육아맘들에게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독자들에게 정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부탁 드립니다.

“현재, 바로 지금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이 분명 자신에게 최선의 상황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람과 다르다고 원망하다 보면 더 안 좋은 상황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럼 그때 ‘그 전이 더 나았구나’ 생각하겠죠. 지금에 감사하고 받아들인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로 가게 될 겁니다. 만족해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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