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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부산행’ 갤러리들의 즐거운 비명…RM도, 이민호도 다녀간 2021 아트부산, 신기록의 향연

[트렌드 Talk]

입력 2021-05-20 18:30 | 신문게재 2021-05-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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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제10회 아트부산은 프리뷰부터 많은 인파로 붐볐다(사진=허미선 기자)

 

“페어 시작도 전에 이렇게 뜨겁게 팔려나간 적은 없었습니다” “내다 걸기가 무섭게 바로바로 팔려서 난감해요” “일일이 고객 대응이 어려울 지경이에요” “첫날 다 팔려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 일부러 안내놓은 작품도 있어요” “19일부터 열리는 홍콩 아트바젤에서 팔려던 작품들까지 긴급 공수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에도 2021 아트부산이 호황을 이루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평소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방탄소년단의 RM, 한류스타 이민호, 래퍼 사이먼 도미닉(쌈디), 배우 이동휘·하희라·이요원, 안소희, 임슬옹, 마크 테토 등 유명인들도 다녀간 아트부산 측에 따르면 하루 전날 열린 VIP 프리뷰에만 1만명이 넘는 이들이 방문했다. 

 

16일까지 누적 방문객은 8만명, 매출은 35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역대 최대 관람객, 판매액이다. 작품판매액 10억원을 넘긴 갤러리만도 15곳이 넘는다. 이번 아트부산의 최고 판매가는 서울옥션 홍콩 갤러리 SA+가 출품한 마르크 샤갈 ‘꽃다발’(Le Bouquet)의 200만 달러(약 23억원)다. 코로나19로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대체한 노이거림슈나이더의 올라퍼 앨리아슨, 필라 코리아스의 필립 파레노 특별전에는 연일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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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트부산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올해도 참가한 독일 베를린 페레즈프로젝트의 조은혜 아시아 디렉터는 ‘브릿지경제’에 “작년 아트부산이 잘돼 작품 수급에 신경을 썼는데도 모자라 난감했다”며 “올 4월 열린 광주비엔날레에서 퀴어 데코적 설치작품 페미니스트 스쿨 오브 페인팅’으로 주목받은 아르헨티나 작가 애드 미놀리티의 회화작품은 순식간에 다 팔려나갔다. 급기야 19일 열린 홍콩 아트바젤에 출품하려고 했던 작품들을 미리 이미지로 보여주고 모두 판매하기도 했다”고 호황 분위기를 전했다.

“전반적으로 미술과 컬렉팅에 대한 관심 많아진 것 같아요. 미술업계에 종사한 14년 동안은 늘 오시던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뉴페이스, 젊은 컬렉터들을 많이 만났죠. 저희 작품들이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망 좋은 작가들의 것이지만 난해하고 잘 알려지지 않거나 대중적이지 않기도 해요. 그런데도 미리 많이 공부하고 정보들을 수집해서 오셔서 혹은 전혀 모른 채로 오신 분들도 공감하고 구매하시곤 했어요. 사실 레베카 애크로이드의 2019년 조각작품 ‘직통 노선’(Direct Lines)은 어디다 팔지 난감한 작품이어서 부스 미화를 위해 가져온 건데 사가실 정도였죠.”

이어 “이전까지는 팔릴 만한 작품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놀라운 변화를 목도했다”며 “한국 미술시장의 위력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철저한 방역으로 확보한 안전한 관람 환경, 올해 처음 도입한 VVIP(300명)와 VIP(600여명) 대응 등과 더불어 최고 방문객, 판매액, 최고가 등을 갈아치운 제10회 아트부산의 변화는 곳곳에서 목도됐다. 

아트부산을 비롯한 미술시장의 호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불안한 재테크 수단과 달리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코로나19로 밀어두던 소비심리가 발현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의 주요고객이던 5060세대에 20~40대 젊은 컬렉터들이 새로 유입되며 미술시장의 저변확대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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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갤러리 출품작 중 NFT 민팅해 판매하는 권오상 작가의 ‘비스듬히 기대있는 형태1’(오른쪽)(사진=허미선 기자)

아트부산의 정석호 실장은 “20~30대 젊은 컬렉터들이 5000만원 상당의 작품까지도 구입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유행인 작가, 경향 등의 작품들을 여러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면 젊은 세대들이 유입되면서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많은 작품을 팔고 있는 지갤러리를 비롯해 갤러리 기채,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 플래닛, 아트사이드 갤러리, 에브리데이몬데이 등 젊은 미술 애호가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갤러리 참가도 늘었다.

더불어 아라리오 갤러리는 권오상 작가의 ‘비스듬히 기대있는 형태1’을 NFT(Non-Fungible Token)로 민팅(Minting 화폐발행)해 판매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한아리 NFT담당자는 ‘브릿지경제’에 “생소한 시스템을 아트부산에서는 처음 도입인데다 보증서로 작용하다보니 해당 작품이 팔리진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컬렉터, 미술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은 문의를 받았다. 이같은 방식이 있다는 걸 알려드릴 수 있어 의미있는 시도였고 앞으로 대중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올해 세상을 떠난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작품을 비롯해 노상호 등 젊은 작가들의 작은 작품들도 완판되는 등 아트부산 결과도 좋다”고 전했다. 젊은 컬렉터들의 유입으로 인한 저변확대, 그로 인해 달라진 풍경, NFT 등 새로운 매체에 대한 시도 등 달라진 미술시장의 트렌드는 아트부산의 역대급 호응으로 입증된 셈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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