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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현장 '4조2교대' 바람…MZ발 근무혁명

입력 2023-04-10 06:04 | 신문게재 2023-04-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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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경케미칼 울산 공장
애경케미칼 울산 공장(사진제공=애경케미칼 울산 공장)

 

“워라벨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이 선호합니다. 회사로써도 업무 효율화 등 장점이 많은 제도입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

최근 석유화학과 정유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 생산현장에 ‘4조 2교대’ 바람이 불고 있다. 4조 2교대는 하루에 8시간 일하던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해 12시간씩 한꺼번에 몰아 일하는 대신 이틀을 내리 쉴 수 있는 근무 체제다. 기업 입장에서는 교대 횟수가 줄어드는 만큼 인수인계 등 업무 연속성이 좋아지고, 젊은 직원들 역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흐름이 서로 맞물리면서 4조 2교대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 직원들의 워라밸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근무체제를 4조 2교대 추세가 강하다. 기업별로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회사 내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해 약 80%가 4조 2교대 도입에 찬성한다는 점을 확인 시범 운영에 나섰고, 단일공장인 서산 대산공장 내 18개 소공장 중 2개 공장에 4조 2교대를 도입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운영 결과에 따라 전면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0_생산직4교대

앞서 애경케미칼도 지난해 12월 울산석유화학단지 소재 기업 중 최초로 울산 공장의 생산직 근무 형태를 기존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전격 전환했다. 애경케미칼은 직원들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도입 전과 시범운영 과정, 시범운영 종료 후 등 세 차례에 걸쳐 직원 설문을 실시했다. 직원들은 △휴일 증가로 인한 삶의 질 향상 기대 △출·퇴근 횟수 및 비용 감소 △교대 횟수 감소로 인한 업무 연속성 유지 등을 장점으로 꼽으며 4조 2교대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쳐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정유업계도 4조 2교대 근무체제에 잰걸음을 놓고 있다. 지난 2021년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최근 SK이노베이션까지 4조 2교대를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9일부터 울산컴플렉스(CLX) 직원들의 근무체계를 기존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전환한 바 있다. 기존 3교대제는 하루 8시간씩 3일 연속 근무하고 하루를 쉬는 구조로, 24시간 가동되는 울산CLX 공정 특성상 3일간 주간·야간·주야간 근무가 섞이는 형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2월 8일부터 1년간 4조 2교대를 시범 도입한 결과, 노사가 업무 몰입도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 확보 등이 이뤄졌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다만 4조 2교대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12시간을 몰아 일하게 되면 직원들의 피로도 향상과 효율성 및 집중력 저하가 우려되고 이는 안전사고 증가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4조 2교대 도입에 신중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의 4조2교대 도입을 놓고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나 부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젊은 세대와 고연차 직원의 의견이 갈렸다는 후문이다. 젊은 층에서는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4조 2교대를 선호하지만, 고연차 직원들은 12시간 근무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편, 4조 2교대는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해 하루 근무시간이 4시간가량 길어지지만, 휴일이 80일 이상 늘어나 연간 180~190일을 쉴 수 있다. 1년의 절반이 쉬는 날인 셈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체제를 맞추기 쉬워진다. 4조 3교대에서는 근무일이 자주 돌아오는 만큼 휴가 등으로 결원이 발생할 때 대체 근무자를 찾기 쉽지 않은 데다 대체자가 하루 16시간 일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4조 2교대가 4조 3교대에 비해 주간조·야간조가 맞교대하는 횟수가 줄어 업무 인수인계 중 트러블 발생 가능성이 적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해 안정적인 공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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