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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일론 머스크에게 테슬라가 다가 '아닌' 이유는? 왓챠 '일론 머스크 쇼' 시즌 1

[#OTT] 왓챠 '일론 머스크 쇼'
속살 드러낸 일론 머스크 일대기

입력 2023-07-26 18:00 | 신문게재 2023-07-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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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살짝 이마가 드러나는 탈모를 겪었지만 되려 50대에 풍성한 헤어라인을 보여주며 리즈 시절을 되찾은 일론 머스크.(사진제공= Fremantle)

 

“지구에서 태어났으니 이왕이면 화성에서 죽을 수도 있지않냐”는 ‘괴짜’가 있다. 그의 이름은 일론 머스크. 미국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자동차 브랜드 포드 이후 절대 성공한 적 없다는 ‘전기차 테슬라’를 지구에 장착시킨 인물이다.  20대에  일찌감치 백만장자가 됐고 안락한 삶 대신 로켓에 진심인 남자로 이제는 화성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일론 머스크 쇼’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로 총 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겉으로는 일 중독에 아이는 일곱 명, 전재산을 다음 사업에 올인하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표방한다. 하지만 테슬라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가득하다. 지금은 세계를 움직이는 기업가이자 관종에 가까운 기행을 일삼지만 그는 지독한 일벌레였다.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한풀 꺾인 시기 그 역시 남동생 킴벌과 함께 사무실 쇼파에서 쪽잠을 자는 신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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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인수한 뒤 최근 메타에서 출시한 스레드와 설전을 벌인 일론 머스크의 개구짐을 예고한 듯한 ‘일론 머스크 쇼’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 Fremantle)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자란 어린시절은 폭력이 일상인 어둠의 세계였다. ‘일론 머스크 쇼’에 일론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그의 어머니는 “폭군이나 다름없었던 제멋대로인 남자에게 속아서 결혼했고 허니문 베이비였던 일론은 늘 맞고 사는 가족들을 보며 자라야 했다”고 말한다. 물리학과 수학을 잘 하는 건 어머니를 닮았다. 다독가로 자란 이유도 부유했던 아버지가 가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크게 한몫을 했다.

 

아버지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좀처럼 표현을 하지않지만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일삼았다”고 짧게 소개한 적이 있다. 한때 정당방위였지만 살인죄로 기소됐던 부친은 “집에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비롯해 남아프리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고급 차량이 많았던 환경이 아들의 차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거나 학교에서는 늘 맞고 다녔고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는 주눅 든 아이였다. 캐나다에서 다닌 대학에서도 조용하고 책만 봤다. 하지만 그 대학은 캠퍼스 커플로 만난 첫 아내와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미국에 건너와  페이팔 전신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X.com을 설립하고 하루 18시간씩 일하면서 장거리 연애를 한 둘은 가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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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지언정 폭력을 피해 세 아이와 함께 이혼을 택했던 일론 머스크의 생모 메이 머스크. 모델이자 영양사로 강한 생활력을 보여주며 “불행하면 이혼해도 된다”는 조언을 들려줬다고. (사진제공= Fremantle)

 

‘일론 머스크’ 쇼에는 태어나자마자 얼마 뒤 돌연사한 첫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슬픔을 잊기 위해 연달아 출산한 쌍둥이를 포함한 다섯 아들과 육아로 인해 극심한 산후 우울증을 겪으며 발생한 부부갈등을 상담받았던 사실이 살짝 드러난다. 

 

테슬라가 상장하기까지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스페이스 X가 성공하기까지의 노력은 이혼과정에서 만난 영국출신의 배우 탈룰라 라일리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각종 유명 드라마에서 잘 나가는 여배우였던 그는 이제는 ‘일론 머스크의 전처’로 불린다. 20대 초반에 휴양차 들린 런던의 한 클럽에서 일론과 만난 그는 “호텔에 가서 로켓이 발사 되는 걸 볼래요?”라는 말을 듣고 진짜 밤새 로켓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는 일론에게 반해 가정을 이룬다.

 

전처의 아이 다섯을 키우며 결혼과 이혼, 다시 재결합을 거쳐 지금은 토마스 생스터와 공개 열애 중인 그는 유일하게 일론 머스크 사이에서 아이가 없는 공식 파트너였다. 일에 미쳐있는 일론 머스크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건 어머니였다. 종종 공식석상에 나서는 일론의 어머니는 “나야 아들의 얼굴을 이렇게라도 보지만 집에 있으면 거의 만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지독한 워커홀릭인 자식의 단점을 노출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부자가 됐지만 테슬라의 초창기는 늘 약속을 어기고 허상에 가까운 결과물을 제시하는 ‘꿈의 회사’였다. 1억 초반대로 전기차의 출시를 약속했지만 2년 가깝게 소비자의 차고에 테슬라는 도착하지 않았다. 과도한 개발비로 인해 약속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해 환불이 빗발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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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그랜트의 조카로 알려진 유명배우 토마스 생스터와 공개열애 중인 탈룰라는 “내 커리어를 늘 지지해준 남자”라며 일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제멋대로고 예민했던 일론 머스크를 곁에서 지킨 전처와는 같은 경험을 해서인지 지금도 친구처럼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다.(사진제공= Fremantle)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쇼’는 일각에서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 불리는 일론 머스크의 도전을 찬양한다. 단순히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놨다면 지루했을테지만 앞서 소개했듯 일론 머스크의 최종 꿈은 우주다. 민간인으로는 최초로 로켓을 쏘아올린 저력을 가감없이 소개하는 방식은 ‘될 놈은 어떡하든 되는구나’란 말이 절로 나온다. 수도 없는 실패가 있었지만 민간인 개인이 만들어 발사한 위성으로는 처음으로 지구 궤도에 안착한 팰컨 1호는 일론 머스크에게 떼돈을 벌어다 준 소중한 결과물이었다. NASA가 스페이스 X와 15억 달러짜리 계약을 맺게된 것. 

 

인류가 스스로 멸망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은 외할아버지 영향이 컸다. 외조부인 조슈아 홀드먼은 당시 ‘테크노크라시’ 사상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테크노크라시란 과학의 힘을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이념을 말한다. 머스크도 스스로를 ‘테크노 유토피안’이라고 생각하고 기술이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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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일론 머스크 쇼’.(사진제공= Fremantle)

 

그 저변엔 사생활을 포기하고 틈틈히 수많은 여자와 연애도 하면서 동시에 언론을 쥐락펴락하는 일론 머스크의 쇼맨십이 상당부분 깔려 있다. 인터뷰에 응한 초기 회사의 직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일론이 하라면 해야 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니까” “사생활은 포기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테슬라에선 가능하다” “다들 포기했을 때 유일하게 ‘한번 더 하죠’라고 말해준 고마운 사람” 등 당시에는 상처받았지만 지금은 수긍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론 머스크 쇼’는 테슬라의 성공을 기초로 화성에 가고픈 한 남자의 야망이 가득하다. 영화 ‘아이언 맨’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재벌이자 천재 토니 스타크의 실존 인물이라는 루머가 있을 정도로 그는 ‘차기 행성 개발’에 진심이다. 그가 과연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를 능가할 존재가 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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