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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투자 '마이너스' 대학들, 대응 방향 두고 '아몰랑'

사립대 60곳 증권투자, 51개교 '마이너스 수익률' 100억대 원금 손실도 등장
대응 방향 등 질의…정보부존재·비공개·무응답 등 상당수 학교 답변 거부
실적 개선 추진 대학들…위탁 운영·안전 상품 전환·버티기 등 전략 내놓아

입력 2023-10-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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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약보합 마감<YONHAP NO-3951>
(연합뉴스)

증권투자에 나선 일반대, 전문대, 사이버대 등 사립 대학들 중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상당수 학교가 대응 방향 등을 두고 정보부존재, 미관리 정보, 답변 거부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사학진흥재단 ‘2022회계연도 사립대학 금융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60개 사립대는 적립금 1조6529억원을 수익증권, 채무증권, 파생결합증권 등 증권에 투자했으나 0.1%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학교는 일반대 9개교에 불과했다.

현행 사립학교법에서는 등록금회계에서 비등록금회계로 전출된 적립금 상당액을 제외한, 적립금의 2분의 1 한도에서 증권 취득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립대들은 적립금으로 증권투자가 가능하지만 2022회계연도 기준 평균 수익률은 - 5.1%를 기록, 상당수 학교의 평가액은 투자원금보다 낮아진 상태였다.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는 성과를 낸 대학들에게 올해 9월 6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한국사학진흥재단 2022회계연도 적립금 금융투자 현황’ 관련 △증권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유 △앞으로 대응 방향 등을 질의했다. 이에 대한 대학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장 큰 마이너스 수익률(- 96.5%, 투자원금 5억4193만원→평가액 1907만원)을 기록한 영남대(학교법인 영남학원)는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중요 사항으로 공개의 어려움이 있으므로 비공개’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명지전문대(명지학원)의 증권투자 평가액은 88억원, 원금 213억원에서 약 120억원 줄어든 수익률 -58.4%를 기록했다. 1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한 대응 방향 등을 두고 명지전문대는 ‘해당 없음’이라고 답했다.

동아보건대(봉석학원), 경동대(학교법인 경동대학교), 한남대(대전기독학원), 세명대(대원교육재단), 청강문화산업대(청강학원), 진주보건대(한가람학원), 대구가톨릭대(선목학원) 등은 이달 15일까지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고 경복대(학교법인 경복대학교)는 ‘귀하께서 청구하신 정보공개 내용은 본 학교와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들 학교 중 △경복대(-60.8%, 투자원금 91억원→평가액 35억원) △동아보건대(-79.4%, 14억원→2억9194만원) △경동대(-60.8%, 35억원→13억원) 등의 평가액은 투자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계명문화대(학교법인 계명대학교)는 ‘연관성이 없어 부존재’라는, 대림대(대림학원)는 ‘법인 등 영업상 비밀침해’라는 입장을, 한양대(한양학원)는 ‘보유·관리하지 아니하는 정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법인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청구인이 요청한 내용의 정보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마산대(문화교육원)는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용인대는 ‘자료 없음’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위덕대(회당학원)는 - 3.7%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위덕대는 한국사학진흥재단에 금융투자 내역이 없다’고 했다.

수익률 -7.8%를 기록한 숭실대(학원법인 숭실대학교)는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답변을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떠넘겼다. 사학진흥재단은 ‘해당대학(숭실대학교)의 적립금 금융투자 현황 내용에 관한 질의’라며 숭실대에 정보공개청구를 이송했다. 뒤늦게 숭실대가 밝힌 마이너스 수익률 등에 대한 답변은 ‘정보 부존재’였다.

연성대(연성학원)는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혜전대(혜전학원)는 ‘본교와 해당사항이 없으므로 종결처리’라고 했으며 한국항공대(정석인하학원)는 ‘정보부존재’ 입장을 내세우며 마이너스 수익률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 학교와 달리 영진전문대(영진교육재단), 홍익대(홍익학원), 순천제일대(순천성심학원) 등은 ‘일시적’ 손실이라고 밝혔고 한국영상대(인산학원)는 ‘확정손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경남대(한마학원)는 “펀드 손실은 파산분배금 지급 등으로 회수될 예정”이라며 “수익증권(원금보장추구형)은 보험금 청구 및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상품 전환 추진, 위탁 운영 등을 비롯해 원금 회복, 실적 전환 등을 겨냥한 ‘버티기’ 전략을 추진하는 대학들의 대응 방향도 있었다. 서울여자대(서울여대, 정의학원)는 ‘안정적인 투자방향 심의’를 언급했다. 숙명여대(숙명학원)는 ‘위탁운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동덕여대(동덕학원)는 ‘안정적인 방법으로 적립금 운용 노력’ 등의 입장을 보였다.

사이버대인 서울디지털대(학교법인 서울디지털대학교)는 ‘경제 및 환율 동향에 따라 대응 예정’이라고 했으며 영진사이버대(영진교육재단)는 ‘5년 운용 후 시장변동에 따라 대응’을, 부천대(한길학원)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상품 전환’ 계획을 내놓았다.

인하공업전문대(인하공전, 정석인하학원)를 비롯해 대구대(영광학원), 구미대(구미교육재단), 선문대(선학학원), 청주대(청석학원) 등은 보유 중인 채권을 만기까지 유지하겠다고 했다.

연세대(학교법인 연세대학교)는 “투자 실적 회복세이며 수익률 극대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고, 이화여대(이화학당)는 “시장을 면밀히 관찰, 평가액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 이상 수익률을 낸 학교들에게 평가액이 투자원금보다 높아진 이유 등을 질의한 결과 서경대(서경대학원·1.8%)는 ‘해당없음’이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입장을 내놨다. 초당대(초당학원·3.0%), 서강대(학교법인 서강대학교·12.2%), 인하대(정석인하학원·35.6%) 등은 ‘정보부존재’를 내세우거나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류용환 기자 fkxpf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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