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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제6회 힉엣눙크! 피날레는 색소폰 선율과 함께, 스티븐 뱅크스 “울고 한숨짓고 꿈꾸는 내 음악 여정 Come as You are!”

입력 2023-10-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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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뱅크스
제6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피나렐를 장식할 색소포니스트 스티븐 뱅크스ⓒChris Lee(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Louis Hector Berlioz)는 색소폰에 대해 ‘울고 한숨짓고 꿈꾼다. 크레셴도를 지니고 있고 메아리의 메아리만 남을 때까지 소리를 점차 줄일 수도 있다. 내가 아는 한 가청음의 범위 밖까지 도달할 수 있는 악기는 색소폰밖에 없다’고 했어요. 색소폰 소리에 관한 묘사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죠. 정말 멋진 표현 아닌가요?”

색소포니스트 스티븐 뱅크스(Steven Banks)의 전언처럼 이렇게나 멋진 음색과 선율의 색소폰 레퍼토리만을 맛볼 수 있는 연주회를, 한국에서 접하기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스티븐 뱅크스
제6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피나렐를 장식할 색소포니스트 스티븐 뱅크스ⓒChris Lee(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동시에 색소폰의 매력에 빠진 아마추어 동호회가 적지 않은, 어쩌면 불모지와도 같지만 그 잠재력도 무궁무진한 한국에서 그는 제6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HIC ET NUNC! Music Festival 11월 9~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JCC아트센터, 거암아트홀, 코스모스아트홀, 언커먼 갤러리 외, 이하 힉엣눙크!)를 통해 첫 내한 리사이틀을 가진다.

“특별히 제가 작곡한 ‘컴 애즈 유 아’(Come As You Are)를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했어요. 이번 힉엣눙크!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세계 초연할 예정입니다.”

‘컴 애즈 유아’에 대해 스티븐 뱅크스는 “제 가족(어머니와 세 여자 형제들)에게, 더불어 내 성장 배경이 내가 음악과 삶 전반을 이해하는 데 미친 영향에 바치는 곡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몇 년 동안 해오고 있었다”며 “힉엣눙크!의 영 콘서트 아티스트 리사이틀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을 소개하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클래식 음악가일 때는 제 동료의 대부분인 흑인들의 문화를 그리고 그것이 내 연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거의 인식하지 못해요.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흑인으로 존재할 때 제 가족이나 친구들은 클래식 연주자이자 작곡가로서 제가 좋아해서 하는 일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죠. 그래서 두 세계를 완전히 분리해 살아왔어요. 각 세계에서 마치 다른 한쪽은 없는 것처럼 사는 데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죠.”

자신의 이같은 이중성에 대해 스티븐 뱅크스는 “W.E.B. 두 보이스(W. E. B. Du Bois)가 20세기 초에 발표한 ‘흑인의 영혼’(The Souls of Black Folk)에서 소개한 ‘이중 의식’이라는 개념과 비슷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스티븐 뱅크스
제6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피나렐를 장식할 색소포니스트 스티븐 뱅크스ⓒChris Lee(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두 보이스의 개념은 두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미국인으로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죠. 그런 저에게 ‘컴 애즈 유아’는 제 음악적 개성을 형성해 가는 여정에서 매우 중요한 랜드마크 같은 작품입니다.”

 

‘컴 애즈 유 아’ 콰르텟 버전을 전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스티븐 뱅크스는 폴 크레스턴(Paul Creston)의 ‘알토 색소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Op. 19’(Sonata for Alto Saxophone and Piano, Op. 19),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의 ‘환상소곡집, 작품 73’(Fantasiestucke Op. 73), 쥘 데메르스망(Jules Demersseman)의 ‘오리지널 테마에 의한 환상곡’(Fantaisie Sur Un Theme Original), 페드로 이투랄데(Pedro Iturralde)의 ‘작은 춤곡’(Pequena Czarda for Saxophone and Piano)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SHAO스티븐 뱅크스 3 Credit Chris Lee
제6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피나렐를 장식할 색소포니스트 스티븐 뱅크스ⓒChris Lee(사진제공=세종솔로이스츠)
“폴 크레스턴의 소나타는 색소폰 레퍼토리에서 가장 중심적이고 유명한 연주회용 독주곡이에요. 독창적인 리듬과 화성을 지닌 그의 음악 언어를 담고 있죠. 데메르스망과 이투랄데의 작품을 통해서는 비르투오소적 대작에 색다르게 접근합니다. 슈만의 ‘환상 소곡집’은 클라리넷이나 첼로로 자주 연주되던 오래된 리사이틀 레퍼토리인데 이번에는 색소폰으로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이어 “학창 시절의 저는 늘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예술 장르를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여러 면에서 그렇게 느낄 때가 있다”고 털어놓은 그는 여성과 유색인 차별 타파를 위한 ‘동태적 접근법’이나 경청하는 법 배우기, 사회적 현상을 논하는 일루미네이트 등 반드시 논의해야할 사회적 현상과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제 음악 활동을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음악 안에서 스스로를 보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음악과 보다 개인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다양한 해석과 창작이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과 깊이 공감하고 생각을 나눌 음악적 이야기도 다양해질 겁니다. 음악가로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활동들은 이같은 제 바람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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