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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차장도 '꽉' 채운 '포터 전기차'…현대차, 생산 중단 배경은?

현대차, 최대 내년 2월까지 포터 전기차 생산 중단
전기차 보조금 동나...연간 수요는 20만대 넘는데
보조금 지금 대수는 5만5000대 불과...내년엔 깎는다

입력 2023-11-13 05:00 | 신문게재 2023-11-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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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2 14;39;26
포터II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보조금이 동나면서 1톤 상용 전기차 ‘포터II 일렉트릭’에 대해 일시 생산 중단에 나섰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초부터 포터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공장 내 치장(주차)공간을 꽉 채울 정도로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덕분에 포터 전기차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즉시 신차를 받을 수 있다. 생산 중단 시기는 최소 이달 24일까지다. 재고 처리가 되지 않으면 현대차는 내년 2월까지 생산 중단 시기를 연장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 중단보단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재고 물량에 대해 고객분께 빠르게 전달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포터 전기차가 생산 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전기차 보조금 탓이다. 올해 정부가 밝힌 1톤 상용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는 5만5000대다. 이 중 대부분 지급이 끝나면서 재고가 쌓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국내에 연간 판매되는 1톤 상용 트럭은 20만대 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트럭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으나 정작 보조금 지급 대수는 연간 수요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단 지적이다. 포터 전기차의 경우 올 1~10월 누적 판매량이 2만39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동나기 시작한 지난 8월부터 판매는 반토막 나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대차는 작년 비슷한 시기에도 포터 전기차 생산 라인을 세우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내년 전기 화물차에 지원하던 국고 보조금을 300만원이나 깎을 방침이다. 현대차가 수요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디젤 포터’를 내년 단산할 예정이어서 생계를 위해 1톤 트럭을 구입하려는 소상공인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전기 트럭은 꽤 비싼 가격인데다, 디젤 트럭은 각종 환경 규제 탓에 최악의 경우 ‘강제 폐차’도 우려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1톤 전기 트럭 시장을 공략한 중국업체들은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포터 전기차의 실구매 가격은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합해 약 2000만원대다. 하지만 동일한 액수의 보조금을 받는 중국 1톤 전기 상용차는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비야디가 선보인 ‘T4K’는 누가 봐도 포터 판박이 모델이지만 가격은 200만~300만원 더 싸다. 지리자동차가 선보인 전기 밴 쎄아 역시 실구매 가격은 약 1200만원에 불과해 가격 접근성이 뛰어나단 평가다. 올 상반기 국내에 판매된 소형 트럭 3대 중 1대는 중국산이란 통계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 수요가 100%라 해도 ‘디젤 트럭’은 단종시킬 수밖에 없다”며 “전기 트럭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정부가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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