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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출신' 다운 강중구 심평원장…"필수의료 위기 해결책은 의료수가 인상"

입력 2023-11-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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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 기자
동상이몽(同牀異夢). 같은 자리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한 일식집에서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송년 오찬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심평원장 취임 이후 소회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말하는 자리다.

이날 강중구 원장 발언의 핵심은 ‘필수의료’와 ‘의대정원 증원’이었다. 그는 “최근 의료계에서 필수의료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모든 과가 필수의료과”라며 “피부과에서도 입원 중 사망하는 환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를 늘린다고 (필수의료 위기가) 금방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수가)을 정부가 빨리 고쳐야 필수의료 위기가 해결된다”고 전했다. 즉 의료 수가 인상 등 수가제 개선을 주장한 것이다.

강중구 원장을 향한 의문과 우려가 동시에 나온 이유다. 강 원장은 이미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가 위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공공기관장이 의사를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민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필수 의료가 붕괴되고 있다”며 “이를 살리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은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 직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입학정원 증원 수요조사를 실시한 것도 윤 대통령이 주재한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의 후속조치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의사 수 확충을 위해 ‘의대정원 증원’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이 와중에 강중구 원장의 발언은 대통령이 임명한 산하기관장으로서 정부 정책과는 엇나간 발언이다.

이날 강 원장은 간담회에서 자신을 ‘임상 37년 외과의사’로 소개했다. 본인의 경험을 빗대어 ‘의대정원 증원’ 효과는 미미하다고 설득한 것이다.

‘의대정원 증원’은 행정부, 입법부 그리고 국민까지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물론 본인의 소신은 압도적 여론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의대 증원 주무부처인 복지부 산하기관인 심평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문제다. .

이정아 정치경제부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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