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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공장 매각’ 리스크…현대차, '훨 훨'나는 신흥시장에서 커버

입력 2023-12-20 13:52 | 신문게재 2023-12-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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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공장을 헐값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신흥 시장인 인도와 아세안지역 등에서 판매량 증가로 중국과 러시아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지분을 매각하는 안건에 승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지 1년 9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현지 벤처투자 기업인 아트 파이낸스와 자회사 지분을 매도하는 내용의 주식구매계약(SPA)를 체결한다. 매각 가치는 2873억37000만원이지만, 매각 예정가는 1만루블로 한화 약 14만원에 불과하다. 대신 자회사 지분 옵션 행사를 통해 재매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바이백 옵션(콜옵션)을 조건으로 추가했다. 추후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은 셈이다.

현재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자동차 핵심부품인 반도체와 전자 장비 등의 반입이 금지되면서 가동 중단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해 2301억원의 당기 순손실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2270억원의 손실을 냈다. 그동안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의 손실을 다른 시장에서 상쇄해 왔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과 함께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와 아세안지역과 중동 등에서 판매량이 상승하면서 매 분기 실적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이를 근거로 러시아 공장 매각 결정이 현대차 실적에 눈에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 3위로 올라선 인도 시장 입지 강화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에는 GM인도법인(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인도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공장까지 더 하면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 케파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최초로 전기차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원자재 조달부터 완성차 생산, 배터리 재활용까지 포괄하는 현지 전기차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차 일색인 아세안 지역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겠다는 기세다.

이 밖에도 지난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하고 사우디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의 점유율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흥국의 소득 수준이 낮아 경차, 소형차 등 저가의 차량의 판매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고가 SUV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가족 가정 수가 많은 신흥국에서 현대차 SUV의 품질과 가격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해 신흥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선전을 예상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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