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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지역 신규아파트 분양 한 건도 없어”

분양 관련 업체 상황 심각

입력 2023-12-20 15:17 | 신문게재 2023-12-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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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지역 신규아파트 분양 한 건도 없어”
대구지역 아파트 전경.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 제공

2023년 12월 현재까지 대구지역에서 50세대 이상 신규아파트 분양(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後)분양을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은 있지만, 올해 신규분양은 대구시의 승인 보류로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로 인해 대구지역에서 분양 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분양대행, 광고대행, 인테리어업, 설계회사 등의 산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분위기다.

직접 공사에 참여하는 건축, 토목, 설비, 전기, 조경 등의 전문건설업체들은 분양사업이 없어도 공사만 진행되면 공정별로 매출이 발생하지만 신규분양때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이들 업체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1년간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지역 분양업계의 어려움은 통계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매년 주택동향보고서를 발표해온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분양 ZERO 현상은 1998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있는 현상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구지역 신규주택 현장의 분양광고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업체가 분양광고를 진행한 단지는 57개로 37.8%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같은 기간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31개 단지를 제외하면, 전체 120개 단지 중 26개 단지로 21.7%의 초라한 성적표다.

결국 호황기로 분류되는 지난 10년간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은 역외업체들의 잔치로 끝났다.

이 같은 문제는 분양대행이나 분양광고, 인테리어 업계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 지원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대구시 건축조례에 따르면 분양대행이나 광고, 인테리어업계는 하도급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분양 이후에 일어나는 직접적인 공사 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양 관련 업계의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대부분 기업이 희망퇴직, 탄력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거나 고정비 절감에 나서고는 있지만, 일감이 줄어든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져 버려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한 예로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광고회사는 20명의 인력을 지난 6월까지 절반으로 줄였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었지만, 줄어든 인력 10명도 현재 사라진 일감에서는 턱없이 많은 숫자다.

단 한 건의 분양 물량도 없었던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은 내년에는 후분양 단지들이 분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초 분양에 나설 외지기업들이 대구지역 분양 관련 업계를 또다시 외면할 경우, 침체된 대구 부동산시장에서 지역의 관련 기업들의 기반이 무너질 상황으로 내몰리리라는 것이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다.

최종태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 회장은 “이런 상황이 2024년에도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의 건설업체가 신규분양을 할 때, 외지 분양대행이나 광고대행사를 불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구=김종현 기자 gim139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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