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부동산 > 부동산 뉴스

새해 벽두부터 건설업 폐업 속출, 연쇄부도 현실화?

입력 2024-01-04 16:01 | 신문게재 2024-01-05 3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40104145728
[사진=연합]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는 우려했던 연쇄 부도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태영건설이 국내 시공 순위 16위라는 점에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건설업 전망도 생산원가 상승과 주택경기 위축 등으로 어두운 상황이다.

실제로 새해 벽두부터 폐업도 증가하고 있다. 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건설업체의 폐업신고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4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종합건설업체는 2건, 전문건설업체는 44건이었다.

지난해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 건수 581건으로 2006년(537건)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21곳으로, 지난 2020년(24곳) 이후 가장 많다. 시공능력평가 75위 대우산업개발, 109위 대창기업, 113위 신일, 경남지역 8위·전국 285위인 중견건설사 남명건설 등이 쓰러졌다.

건설업 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은 1년 새 약 2배 불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설업 대출 연체액은 1051억원으로 2022년말(524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연체율 역시 2022년말 0.26%에서 올 11월말 0.45%로 1.7배(0.19%포인트) 뛰었다.

또 본PF 전환 이전, 고금리 브릿지론을 주로 내주는 15개 시중 저축은행들의 PF대출 연체율은 작년 3분기 말 이미 평균 15%를 넘어섰고, 이중 3~4곳에선 PF 연체율이 25~30%에 달한 상황이다.

건설업계가 위기에 몰린 것은 주택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6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1만224가구보다 2.4%(241가구) 늘어난 것이다. 악성 미분양은 주로 지방에 몰려있다. 지방 준공후 미분양은 지난달 말 기준 8376가구로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2089건으로 전월 대비 6.9% 늘었다.

주택 뿐만 아니라 비주거시설인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도 무분별한 건축으로 미분양 사태가 터지고 있다.

건설사는 통상 수분양자에게 받은 돈으로 빌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금을 갚고 하청업체에게 줄 돈을 정산하는 만큼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자금줄이 막혀 경영난을 겪게 된다. 중소 건설사는 ‘줄도산’ 우려까지 커지게 된다.

건설사 자금난이 심화되자 이날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위기 연착륙을 위해 8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사업성이 있지만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PF대주단 협약을 통해 152개 정도의 PF사업장은 신규자금지원과 이자유예, 만기연장 조치로 연착륙 중”이라며 “하지만 부동산 시장 위축과 고금리 상황, 공사원가나 안전비용 상승 등으로 PF시장 불안요인이 여전히 상존해 안심하기 이른 단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릿지론을 포함한 PF대출 연체율이 저축은행은 5%, 중소증권사들은 13%를 넘는 경우도 있다”며 “당분간 PF사업장의 사업성 재구조화와 관련해 냉철한 사업성 평가에 따른 부실사업장 옥석고르기 또는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