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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경매물건, 수요자에겐 저가매수 기회

입력 2024-01-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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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법원 입찰법정 앞에서 시민들이 입찰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침체, 고금리, 매매시장 위축 등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영끌족이 늘면서 경매물건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양새다. 이에 실수요자와 투자자 사이에서는 경매시장이 저가매수 기회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가 신청된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포함)은 1만688건으로 지난해 1월(6622건) 대비 61.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6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상남도(1318건) △충청남도(846건) △경상북도(802건) △부산(672건) △서울(583건) △충청북도(536건) △전라남도(536건) △강원도(5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매업계에서는 경기침체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한 ‘영끌족’들이 경매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의경매는 3달 이상 원리금 상환을 연체할 경우 금융회사가 별도의 법적 절차 없이 바로 주택을 넘길 수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에서 경매에 넘겨진 아파트의 채권자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캐피탈업체인 경우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임의경매 물건은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다 매매시장 마저 얼어붙은 상황이 이어지며 높은 이자를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매물건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수요자들은 매매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낙찰받고 있다. 지난달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84㎡ 감정가가 42억원에 나와 34억356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9월 체결된 직전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1억600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전용면적 84㎡는 최초 감정가 16억9000만원에서 2회 유찰된 뒤 12억7323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매매시장에서 동일 면적이 지난해 10월 14억43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매시장이 특히 실수요자들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까지 다소 시일이 걸리는데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시장의 빙하기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러한 상황 속에 경매물건은 느는데 낙찰률,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호황기 때와 달리 낙찰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졌기 때문이다. 2023년 1~11월 전국 아파트 월별 낙찰률은 8월(43.0%)을 제외하고 모두 40%대 미만이었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2022년 6월(110%)을 마지막으로 100% 아래로 내려와 지난해 5월부터는 80%대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 등으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 되는 매물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경매를 바라보는 수요자들에게는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며 “내집마련을 위한 수요자라면 경매시장을 눈여겨볼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경매시장도 신중한 참여가 요구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도 감정가가 시세보다 싼 물건, 권리관계가 깨끗한 물건에만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매매시장 추이가 꺾여 입찰가를 보수적으로 쓰는 경향이 뚜렷해진 만큼, 거주 환경이 양호하고 신축급 대단지 아파트는 매도 호가 대비 10% 내외로, 그 외 지역은 15% 이상 적은 금액으로 접근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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