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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데이비드 베컴이라는 남자! 넷플릭스 '베컴'

[#OTT] 넷플릭스 다큐 '베컴'
넷플릭스 4부작 다큐멘터리 세계적인 축구선수이자 남편, 아들의 삶 조명

입력 2024-01-17 18:30 | 신문게재 2024-01-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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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베컴1
자신의 팀을 훈훈하게 바라보는 엔딩 장면. 그가 구단주로 있어서 창단 전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인터 마이애미는 현재 리오넬 메시 영입 후 리그 최고 인기팀으로 부상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인터 마이애미의 골 그물망을 기꺼이 핑크로 만들 수 있는 남자.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에게 베이비 핑크 유니폼을 입힐 수 있는 축구계의 전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베컴이다. 

 

‘비틀즈 이후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그룹’이라 불린 스파이시 걸스의 포시와 1녀 3남을 두고 지금까지 탄탄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가장이기도 하다. 수많은 추문과 스캔들을 겪었지만 20대 초반에 만난 두 사람은 포시 앤드 벡스( Posh and Becks)라는 애칭으로, 지금은 원수가 된 브란젤리나(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의 원조격으로 불린 셀러브리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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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베컴'.(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해 10월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베컴’은 한 개인사에 집중한, 가장 매끄럽고 정교한 작품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되기까지. 혜성처럼 떠오른 데이비드 베컴의 미공개 영상들과 그의 지인들이 털어놓는 숨겨진 모습이 가감없이 담겨있다. 총 4개의 에피소드에 담긴 베컴의 모습은 축구 팬이 아니더라도 매력이 넘친다.

타고난 외모와 쇼맨십으로 인해 실력이 가려진 감이 없지 않지만 운동선수로서 그의 노력과 열정을 집중조명했다는 점에서 ‘베컴’은 꽤 매력적이다. 사실상 키이라 나이틀리의 영화 데뷔작인 2002년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이라는 작품이 나올 정도로 21세기에서 베컴은 곧 축구와 동의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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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귀여웠던 어린 시절. (사진제공=넷플릭스)

 

축구광인 아버지에 의해 어린시절부터 맨유를 동경하며 자랐던 베컴은 늘 뒷마당에서 공만 찼다. 카메라 앞에 앉은 어머니는 “친구도 없었고 축구만 좋아하던 아이”라면서 “남편에게 엄하게 교육하지 말라고 말리곤 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노동자의 삶을 살았던 친부는 아들에게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기꺼이 지원한다.

코너킥을 성공하고 자신이 원하는 골대에 맞추면 용돈을 주는 훈련방법은 베컴의 근면함에 날개를 달았다. 아버지는 “당시에 돈을 제법 뜯겼다”며 아들이 가진 남다른 승부근성을 슬쩍 흘린다.

맨유에 전성기를 안기고 잉글랜드 축구의 부활을 이끈 알렉스 퍼거슨감독은 그에게 또 다른 부모나 다름없었다. 10대 중반의 나이에 맨유 유스에 발탁된 그는 갈고 닦은 축구실력과 미소년 이미지로 점차 승승장구한다. 당시 베컴은 주급을 받는 동료들이 은퇴를 준비하며 착실히 연금을 들때 ‘축구 외의 인생’을 가장 먼저 생각한 인물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베컴
늘 일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그는 “노력과 실력으로 그 희생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고백한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에피소드 1과 2는 모델 같은 옷차림에 슈퍼카를 몰았던 20대 베컴의 승승장구를 집중조명한다. 수많은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은 그는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혈기왕성한 욕구를 숨기지도 않았다. 같은 동네에서 자란 여자친구와 가정을 이뤄 최대한 오래 선수생활을 하기를 바랐던 감독은 베컴의 일탈(?)을 못마땅하게 여긴 것으로 전해진다. 아내인 빅토리아는 퍼거슨 감독과 “지금까지 긴 대화를 한 게 5번이 넘지 않는 사이”라는 걸 보면 은근한 압박이 얼마나 컸는지 가늠된다.

기량은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경기보다 사업가기질과 스포트라이트를 즐겼던 베컴이 마냥 승승장구만 했던 건 아니다. 실제로 1998년 프랑스월드컵의 아르헨티나 전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오랜 숙적이었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파울로 퇴장당하며 ‘국민 욕받이’로 등극했다. 그의 인형을 목 메달고 온갖 저주를 퍼 붓는 일상이 무려 1년이나 계속됐고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설이 연신 뉴스면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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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미국 이적에 흡사 오스카급 레드 카펫이 펼쳐졌다는 후문이다. 베컴과 빅토리아를 제외하고 나머지 커플은 갈라선 현실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페인 명문구단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했을 때는 빅토리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유럽 축구에서는 리그로 치지도 않던 미국행 이적은 베컴의 몰락이나 다름없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그 사이 터졌던 비서와의 불륜, 수많은 여성과의 추문은 단 한순간도 보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베컴’은 베컴이 묵묵히 비난을 감수하며 자신이 속한 팀을 우승에 앉히는 기적에 집중하며 여전히 끈끈한 가족애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자화자찬이라면 질투나고 불편하겠지만 이 작품은 베컴의 초심에 집중한다. 아내와 지인조차 혀를 내두르는 사실은 남들이 욕을 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늘 연습에 집중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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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족들과 먹을 식사를 준비하고 시간을 보내는게 은퇴 후 가장 큰 기쁨임을 밝히고 있는 베컴. (사진제공=넷플릭스)

 

동료들의 시기와 텃세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비시즌에도 전세계 투어에 투입돼야 했다. 함께 리그를 뛰었던 세계적인 선수는 “일본에 가니 내 광고는 한개였는데 그는 40개더라”며 당시의 신드롬을 전했다. 구단주 역시 “베컴 이적료의 3배 이상은 벌었다”고 고백하는 걸 보니 지구상에 베컴의 인기는 분명 어마무시했다.

‘베컴’은 실제 경기를 보는 베컴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지는 경기와 억울했던 장면에서 미세하게 흔들리는 아름다운 눈동자는 축구팬이 아니더라고 울컥할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베컴’은 베컴의 유명세에 밀리지 않는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그의 일년 수입과 버금가는 매출을 기록 중인 패션 사업가로 사는 아내, 네 아이와의 일상으로 끝을 맺는다.

“아이들이 너무 착해요. 이런 말 뭐하지만 늘 외국리그를 전전했지만 잘 커줬어요. 게다가 늘 내 편이 되어준 빅토리아는 나의 소울메이트죠.”

이보다 완벽한 현생이 있을까.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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