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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개학 앞둔 대학가 '월세 비상'…월세 30%까지 올라

코로나 끝나며 원룸 매물 말라
비용 상승으로 치솟는 월세는 덤

입력 2024-01-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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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안암동5가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후문. (사진=노재영 기자)

 

“현재 원룸 관리비 포함해서 구축은 월세 50부터 시작하고, 신축은 90에서 시작해 120까지 생각하면 됩니다. 작년에 비해 25~30%는 올랐다고 봐야죠. 올랐어도 지난주에만 대학원생 100명이 다녀간 후 월 65만원까지 매물은 다 나갔고, 지난 26일에 정시발표가 났으니 앞으로 1-2주 후면 신입생 러시까지 더해지며 물건이 더 빠지겠죠.” (고려대학교 앞 공인중개사 A씨)

29일 기자가 찾은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앞 일대는 방학을 맞아 한산했지만,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입학 및 개학을 앞두고 저렴한 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등 바쁜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안암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살펴본 결과 구축 원룸은 최소 월세 50만원부터, 신축 원룸은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90만~12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작년엔 달랐다. 코로나 시기엔 건물 하나에 20개 원룸이 있으면 매물이 10개씩 나와 팔아달라고 부탁하고 매달려서 중개업자가 갑이었을 때도 있었지만 이도 옛말”이라며 “코로나가 풀리며 학교에 학생들이 돌아오자 보증금도 훌쩍 높아져 신축의 경우 보증금 3000만원에 월 80~90만원 월세가 대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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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후문의 한 원룸. (사진=노재영 기자)
안암동 일대서 만난 대학생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을 토로했다.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C씨는 “월세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이 돈이면 지방에서 훨씬 큰 방에서 살 수 있다. 서울은 작은 방도 8~90만원에 달한다. 월세가 올라 일주일에 8시간 하던 알바를 20시간으로 늘렸다”고 했다.

학교 근처 월세가 비싸 더 저렴한 곳으로 거주지를 옮길 생각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다른 고려대학교 재학생 D씨는 “재작년 1월부터 반전세 계약을 했다. 맏이라서 부모님께서 지원받고 있지만 너무 죄송해 졸업하고 최대한 빨리 나가고 싶은 생각뿐이다”며 “보증금이 싼 서울대 신림 근처로 이사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이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재작년과 비교해보면 지난해 말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56만 원에서 59만 원으로 5.7% 올랐다. 월평균 관리비는 7만 원대에서 8만 원대로 14.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월세 상승 요인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임대인들의 대출이자, 관리비 등이 늘어난 점을 꼽는다. 이들의 부담이 결국 학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인중개사 A씨는 “5%씩 밖에 올리지 못하니까 월세랑 관리비를 번갈아 가면서 올린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전세사기 등으로 전세수요 급감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인중개사 B씨는 “전세사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세 보증금에 민감하다. 학생 부모님들이 특히 걱정을 많이 하셔서 관련 전화도 잦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공인중개사 B씨는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수요는 계속해서 늘 수밖에 없는 만큼 월세 부담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재영 수습기자 no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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