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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1억7000만원에 샀다" 갭투자 고개

입력 2024-03-07 14:21 | 신문게재 2024-03-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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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서울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이 41주 연속 치솟으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삼성쉐르빌2’ 전용 70㎡은 지난 1월 4일 7억8000만원에 매매 후 한 달 만인 지난달 8일 6억1000만원에 세입자를 뒀다. 1억7000만원에 강남에서 아파트를 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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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서울 강남구 ‘역삼디오빌 아파트’ 전용 30㎡는 지난 1월 8일 3억원에 집을 매매한 뒤 같은달 27일 2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매수자가 매입에 들어간 돈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송파 아파트’ 전용 83㎡도 지난 1월 7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진 이후 3주 만인 지난달 3일 5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2억1000만원 들여 송파구에 집을 매수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프라자 아파트’ 전용 109㎡는 지난해 12월 20일 7억3000만원에 집을 산 후 한 달 만인 지난 1월 20일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8000만원에 갭투자 한 것이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6개월 간 서울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은 노원구(75건)로, 전체 거래 841건중 8.9%가 갭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강동구(66건, 10.9%), 송파구(62건,9.0%), 강서구(51건, 8.9%), 성동구(51건, 10.8%), 강남구(45건, 7.2%), 구로구(45건, 8.8%), 서초구(45건, 11.7%), 성북구(43건, 7.1%), 동작구(37건, 8.2%)등의 순으로 갭투자가 이뤄졌다.

아실은 매매 거래 3개월 이내 해당 가구에 전·월세 계약이 체결되면 갭투자로 분류해 집계한다. 기존 전월세 계약이 있는 상태의 거래는 집계에 포함되고 있지않아 갭투자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에서 갭투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고금리와 가계대출 규제, 집값 고점 인식 등의 영향으로 매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전셋값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주 이후 41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매가격은 하락하는데 전셋값이 뜀박질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오름세(50.9→52.4%)를 이어가고 있다.

갭투자는 적은 자본으로 집을 매매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갭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매매가 대비 전세가 상승폭이 낮아, 올해 전세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면 갭투자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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