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석유화학 · 정유 · 가스 · 전력

‘한·프 2파전’ 체코 원전 사업…美 웨스팅하우스 움직이나

입력 2024-04-24 06:05 | 신문게재 2024-04-24 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바라카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 2호기(사진=연합)

 

30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체코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자가 이르면 6월 말 결정된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2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입찰에서 탈락한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행보가 주목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2기씩 총 4기(각 1.2GW 이하)의 신규 원전을 짓는다. 당초 체코는 두코바니에 설비용량 1.2GW(기가와트) 이하의 가압 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키로 하고 웨스팅하우스, 한수원, EDF로부터 입찰서를 받았다. 하지만 탈탄소를 위해 더 많은 원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총 4기의 원전 건립을 결정했고, 체코전력공사(CEZ)가 후보 기업들에 수정 입찰서를 요청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서를 제시하지 못해 배제되면서 2파전으로 좁혀졌다.

CEZ는 한수원과 EDF에서 입찰서를 받아 기술 평가를 거친 뒤 6월 중순까지 검토안을 체코 정부에 넘긴다. 이대로라면 6월 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체코 원전 수주사가 정해진다. 관건은 아직 매듭짓지 못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소송이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022년 10월 한수원을 상대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법원이 작년 9월 각하 처분을 내렸으나 웨스팅하우스는 10월 항소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으로 노이즈를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체코 원전 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체코도 이 소송에 대해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대규모 수주전에서 탈락한 웨스팅하우스가 겉으로는 한수원의 원전 수출을 막는 듯하지만, 향후 한국 원전이 체코에 수출되면 부수적 이익을 얻기 위해 동반자로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는 “웨스팅하우스는 소송으로 악명 높은 기업”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부당한 소송이지만, 이제는 철회를 기대하기보다 사업과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원전은 국가적인 사업인 만큼 기술력 외에도 정부와 외교력이 얼마나 작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