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비바100] 끊임없는 도전으로 일궈낸 한국색채도형심리학 선구자…“배움은 끝이 없어요”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손경순 색채도형심리상담연구소 대표

입력 2017-09-11 07:00 | 신문게재 2017-09-11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산

 

7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센터 1층에서 만난 손경순(67·여) 한국색채도형심리상담연구소 대표는 활발하고 즐거워 보였다. 38년간을 교직에 몸담고 은퇴의 길을 걸었지만 이날 만난 손 대표는 ‘쉬고 싶다’는 말보다 ‘도전하고 싶다’는 말이 익숙해 보였다. 손 대표는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안했다.

손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가 만들어낸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 모바일앱은 정부의 창업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색채도형심리 상표와 저작권을 등록했다.

지난 2013년 12월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는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 모바일앱을 출품해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손 대표는 올해 8월 한국서비스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지식서비스 기반 4차 산업, 한국을 빛낼 100인’으로 위촉됐다.

 

noname01
손경순(67·여) 한국색채도형심리상담연구소 대표

◇ 교사면서 심리상담가…손경순 대표의 ‘특이한’ 이력


손 대표가 고안한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색채와 도형을 교차해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간단한 원리 같아 보이지만 손 대표가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를 개발하기까지 그 이면에는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있었다.

손 대표는 “MBTI처럼 4도형과 버크만 4색을 교차한다면 16가지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봤다”며 “둘을 합쳐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라는 명칭을 붙였고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손 대표는 자신이 만들어낸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진단검사 결과 만족도와 효율성을 증명하는 객관적 자료를 박사논문으로 써냈다. 그는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의 만족도가 85%나 나왔다”며 “심리진단이나 성격검사는 수학 공식처럼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만족도가 정답이다”고 말한다.

프로 심리상담가가 되기까지 손 대표는 많은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가 현장에서 심리상담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1984년 국어 교사 시절이었을 때다. 손 대표는 당시 35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학생들의 심리상담을 돕는 상담부장이 됐다.

손 대표는 “상담교사로서 상담심리 전문교육을 이수했고, 전부터 심리와 상담에 관심이 높았다”며 “당시 재직하던 학교의 교장께서 나에게 학생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상담기획을 짜보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학생 상담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혹독한 상담심리 교육이 이어졌다. 손 대표는 “당시 정원식 교육부 장관이 상담심리 전공교수였기 때문에 상담부장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전국 각 교육청 소속 4명, 서울에서 4명, 전국에서 20명이 선발돼 상담 특화교육을 받았다. 창원 교육대학 기숙사에 들어가 한 학기 375시간의 전문 교육을 심도 있게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심리상담에 대한 손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퇴임 이후에도 꾸준히 상담 전문분야인 버크만 심리진단검사와 도형심리상담, 디브리퍼와 상담사 자격증을 땄다.


◇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 ‘창업자’로 변신한 손경순 대표

교사이자 심리상담가인 손 대표는 현재 여성 시니어 창업자로 변신중이다.

지난 2013년 2월에는 산업진흥원 인큐베이터 예비 사업자로 선정돼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창업을 이루기 위한 손 대표의 열정은 뜨거웠다. 산업진흥원에서 개설한 다양한 분야의 창업관련 교육을 빠짐 없이 모두 받았다.

그는 “공공도서관에서 자리를 잡듯, 어디든 빈자리에 앉아 공부하던 중 2013년 정부창업지원사업 공고가 났다”며 “창업 아이템은 내게 익숙한 심리상담으로 정했던 것이 색채도형심리진단검사 개발까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이후 모바일앱은 2013년 정부창업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창업의 길도 쉬웠던 것은 아니다. 특히 모바일앱을 무료화 하는 과정이 그랬다. 손 대표는 휴대폰진단검사를 유료로 하지 않은 것도 자신의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지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기 때문에 선의로 무료 모바일앱을 출시했는데, 창업지원담당자로부터 수익구조가 없고 지식서비스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자금은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처음 해본 일이기 때문에 거쳤던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지금은 모바일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5000명이 넘었다”며 “2014년 1월에 모바일앱을 내놨는데, 직원도 없이 동영상도 만들고 홍보도 직접 해봤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는 지방의 한 교도소를 찾아가 색채도형심리를 이용한 분노조절 재능기부 강의를 약 4년간 했고, 스마트 색채도형심리상담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터뷰 끝자락에서 손 대표는 ‘교사에서, 심리상담가로, 또 현재는 창업자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란 기자의 질문에 손 대표는 “목표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자신의 인생을 끊임없는 도전으로 채워온 손 대표의 말 치고는 이상하게 들렸지만, 손 대표는 차분히 부연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목표가 없고, 새로운 것은 끊임없이 배우자는 것이 저의 목표다”며 “나도 나의 한계를 모르겠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계속 배우고 도전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도 공부해 나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밝힌 손 대표는 요즘 머리에 쥐가 나지만 IoT(사물인터넷)를 즐겁게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계속 배워야,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지 않겠는가. 배움에는 끝이 없다. 게으름조차 즐긴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최수진 기자 choisj@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